Q. 올해 하반기 미국 증시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요?
A. 하반기 미국 증시의 성과는 상반기 대비 낙관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 외 국가의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인덱스 수익률은 여름을 지나면서 그 간극을 좁혀갈 전망입니다.
그 이유는 더 이상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염려하는 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4월만 하더라도 글로벌 상호 관세 여파에 따른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은 거의 기정사실로 되는 양상이었으나, 현재 다양한 시장 지표들은 미국 경기가 견조하다는 것에 더욱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베팅 사이트에 반영된 가격에 따르면, 연내 침체 확률은 7월 현재 연초와 유사한 수준인 23%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5월 정점 당시 매겨졌던 확률이 70%에 육박했던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전시에서 평시 상태로 전환됐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사실 침체의 가장 강력한 예고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한 다음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점이 이러한 전환 과정을 설명해 줍니다.
현재 뚜렷하게 확인되는 국채 시장의 일드커브 스티프닝(장단기 금리차 확대)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처럼 주식과 채권 시장을 포함한 금융 시장 가격은 관세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내러티브를 기각하고 연착륙 시나리오를 상정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 경제 주체들의 심리 상태는 경계감을 늦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경기 침체 전망은 상반기 상향된 다음 아직 크게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비롯한 설문조사 기반 경제 지표들 역시 개선세가 더딘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의 인식 또한 관세 충격을 계속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금융 시장 전반에 낙관론이 더욱 확산될 여지가 남아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2분기 동안 공개된 실물 경기 지표들이 견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다음 주부터 본격화되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또한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합니다.
마침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통과와 함께 부채 한도 문제는 조기에 해결됐고, 관세 협상 또한 곧 결론이 나올 공산이 큰 상태입니다.
이렇듯 얽혀 있던 실타래들이 조금씩 풀려가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경제 주체들의 전망 역시 더욱 개선될 수 있습니다.
작금의 주가 상승세가 이익 전망치 개선에 기반하고 있고, 매크로 여건에 대한 낙관론이 더 강화될 수 있는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주가와 실적 간 상호 시너지 효과는 한층 증폭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이익 가시성이 높은 곳은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입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무역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만큼, 상호 관세 합의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자본 규제 완화에 따른 금융주 수혜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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