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리에 50%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구리 선물 가격이 기록적인 급등세를 나타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가격도 들썩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3.12% 오른 파운드당 5.69달러에 마감했다.
1969년 이후 일일 최대 상승폭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으로 수입되는 구리에 50%의 관세율을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확한 부과 시점은 미정이지만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새로운 관세가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구리는 철과 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금속으로 꼽힌다.
미국은 매년 소비하는 구리의 절반가량을 자국에서 생산하고, 그 외 100만t에 가까운 정제 구리는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가장 수입량이 많은 것은 칠레산이며 그 뒤를 캐나다산과 멕시코산이 잇고 있다.
특히 전날 상호 관세 최종 시한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이 같은 추가 품목 관세까지 더해지자 시장 반응은 더욱 컸다.
선물 가격이 뛰자 ETF 관련 상품도 크게 올랐다.
구리 선물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USCF 데일리 2X 코퍼 인덱스 ETF는 이날 17.85% 급등한 뒤 마감했고 폐장 후에도 5% 가까이 추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구리선물(H)은 9일 장중 12% 가까이 올랐다.
구리 관련주들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구리 광산 업체 '프리포트맥모런'은 관세 부과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약 5% 올랐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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