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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
한때 잘나가던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장기화된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여파에 도널드 트럼프발 보조금 폐지까지 겹쳐 울상이다.
전기차 부진은 배터리 수요 악화로 이어지며 전임 조 바이든 정부 때 질주하던 그린산업 전체가 위기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6월 미국 내 전기차(EV) 판매량은 전년보다 6.2% 줄었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승승장구하던 테슬라는 2분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판매량이 13.5% 급감했다.
GM,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 업체는 동급 휘발유차보다 가격 면에서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판매량은 신통치 않다.
최근 미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당초 전기차에 대한 연방정부의 세액공제 혜택은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지만 올해 9월로 종료 기간이 대폭 앞당겨졌다.
전기차 세액공제는 그동안 전기차 질주의 일등 공신이었다.
신차는 최대 7500달러, 중고차도 4000달러의 차값 할인 혜택이 적용됐다.
그 덕분에 2020년 20개를 밑돌던 미국 내 전기차 모델은 현재 75개로 급증했다.
전기차 부진에 배터리 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어파워가 애리조나주에 10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던 계획이 좌초됐다.
이 때문에 214에이커(약 87만㎡) 규모의 용지는 텅 비어 있다.
조지아주에 들어설 예정이던 배터리 부품공장, 매사추세츠에 건설 예정이던 풍력터빈 공장 등도 올스톱됐다.
콜로라도주에 공장을 지으려던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도 당분간 건설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승인된 대규모 그린 제조업 대출 중 일부는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임 바이든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그린 에너지 프로젝트에 수천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이들 그린 팩토리는 늘어난 비용 부담, 고금리, 부진한 전기차 수요로 잇달아 계획이 중단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실제 2021년 이후 4년간 2610억달러가 집행될 예정이던 그린 팩토리 투자액 중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9%가 보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법안인 OBBBA에 따라 전기차 세액공제가 9월 말로 종료되면 이 같은 흐름이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보조금 종료는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의욕을 저하시키고 배터리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OBBBA를 두고 “미래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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