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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
구글이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거액의 집단 소송에 휘말렸다.
소송 규모가 크고 비슷한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안인 만큼 소송이 종료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독점금지법 전문가인 오 브룩은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영국의 기업들이 피해를 봤다며 소를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브룩은 구글이 15년 가까이 검색광고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사 플랫폼을 배제하고 자사 플랫폼이 대다수 소비자를 대상으로 광고 효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검색광고란 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이나 하단, 중간, 측면 등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광고를 의미한다.
소송대리인단은 손해배상액이 50억 파운드(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다만 소송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런던 법원에서 집단 소송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데이미언 제라딘 변호사는 “이 소송은 영국에서 광고비 과다 지급으로 피해 본 기업들이 보상받기 위한 최초의 시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 대변인은 “근거 없는 기회주의적 주장”이라며 “소비자와 광고주가 구글을 사용하는 이유는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 대안이 없어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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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
앞서 구글은 미국에서도 소송을 당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구글을 상대로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한 법 위반 소송을 걸었다.
구글이 검색시장을 독점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것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의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실제로 구글은 애플과
삼성전자, 통신회사들과 스마트폰에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 설정으로 지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구글은 2021년 애플에게 180억 달러(약 24조 7000억원)를 지급했다.
아이폰 사파리 검색 광고 수익의 3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후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기본 검색 엔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구글의 반대에 부딪혔다.
미국연방법원은 2024년 미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구글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구글이 시장점유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업부를 분리 또는 매각하거나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등의 변화를 겪는 것이 불가피해서다.
구글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다.
일본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구글에게 검색 앱 스마트폰 초기 탑재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독점금지법에 의한 배제 조치 명령을 내렸다.
또 향후 5년간 이행 상황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배제 조치 명령은 위반 행위 취소와 재발 방지 등이 목적인 행정 조치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
이외에도 구글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했다는 혐의와 온라인 쇼핑객에게 높은 광고비용을 갈취하고 있다는 혐의로 소송에 휘말린 상태다.
구글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복수의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독과점에 민감한 상황이라 구글이 제재를 받을 것으로 예측되만, 구글이 끝까지 소송을 이어갈 의지를 드러내면서 장기전이 될 공산이 커졌다”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의미 있는 소송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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