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필리핀에 F-16 판매 승인
9조원 필리핀 전투기 사업 美 승기
트럼프 행정부가 필리핀에 록히드마틴의 F-16 전투기 20대 판매를 승인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 전투기 구매 사업에서 한국의 KF-21 전투기 구매를 함께 저울질하는 상황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필리핀에 55억8000만 달러(약 8조원) 규모의 F-16 전투기 20대와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잠정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동남아에서 정치적 안정, 평화, 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세력인 전략적 파트너(필리핀)의 국방력 개선을 지원함으로써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전투기 판매 승인은 지난달 28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필리핀을 방문해 중국에 대한 억제력 강화를 언급하는 동시에 필리핀 군 현대화 지원에 이어 최신 중거리 미사일 체계 타이폰 추가 배치 등 추가 지원 약속을 한 직후 나온 것이다.
관련에서 국내 방산업계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KF-21 전투기가 록히드마틴의 F-16 전투기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해왔다.
9조원 규모의 다목적 전투기(MRF) 구매 사업을 추진 중인 필리핀은 두 기종을 비롯해 유러파이터 등 글로벌 전투기를 상대로 적정 후보를 추려왔다.
증권가에서는 최근까지도 필리핀 MRF 사업에서 KF-21이 잠재 공급 후보로 주목 받았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KF-21 전투기 대당 가격은 약 980억원으로 경쟁 기종 대비 탁월한 가성비와 유지보수 편의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미 국무부 발표를 보면 록히드마틴이 공급하는 F-16의 대당 판매가는 총 사업비 기준, 약 4000억원으로 KF-16의 4배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미 국무부의 필리핀 F-16 전투기 판매 승인은 구매가 완료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필리핀 정부가 구매를 위한 다각도 협상을 시작한다는 마케팅의 출발 의미로 봐야 한다”라며 “(한국 경쟁 기종과의) 경합 관계는 여전히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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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마틴의 F-16 전투기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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