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전쟁 영향으로 미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엄습하면서 미국 자산시장이 침체 전조에 가까운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한편 리스크 자산인 주식은 올 1분기 약 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썼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관세 부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경고하며 미 경제 변동에 촉각을 세웠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시장에서 금값은 이날 현물 기준으로 1.3% 상승해 온스당 3124.21달러를 기록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 역시 온스당 3149.90달러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19번이나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1분기 금값 상승률인 17%는 분기 기준으로 1986년 3분기 이후 최대치다.


금값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수요 증가, 중동·유럽의 지정학적 불안 등이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값은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와 금리가 인하된다는 전망에 오르는 경향이 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도 상승했다.

국채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이날 0.04%포인트 떨어진 4.23%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0.35%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반면 뉴욕 증시는 올해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연일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S&P500지수는 4.6%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10.4% 주저앉았다.

이 같은 하락률은 분기 기준으로 2022년 3분기 이후 최악이다.

S&P500지수는 3월 한 달 동안 5.8% 떨어져 2022년 12월 이후 월 기준으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 자산시장이 위험성 수준에 따라 이처럼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발시키고 경기도 침체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관세전쟁으로 미국 내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가계소비와 기업 투자심리는 악화되고 있어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말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 모델인 GDP나우는 지난달 28일 올 1분기 성장률을 전 분기 대비 -2.8%(연율 기준)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특히 관세전쟁발 인플레이션에 대해 연준도 경고에 나섰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밝힌 경기 예측과 관련해 "FOMC 참가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에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매우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이어 내놓고 있는 각종 관세 조치로 인해 2027년 세계 GDP가 0.6%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고 1일 보도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아시아경제연구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시행했거나 부여할 예정인 상호관세, 수입차 관세, 대중국 20% 추가 관세 등에 대한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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