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상증자…정부가 물량 대부분 인수
공적 자금 활용으로 부동산 리스크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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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와이탄의 중국은행 간판. [연합뉴스] |
중국 정부가 국영은행 자본확충을 위해 5200억 위안(약 10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다.
대형은행들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금융 리스크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 4대 국영은행인 교통은행, 중국은행, 중국우정저축은행, 중국건설은행은 30일 중국 본토 상장 주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 5200억 위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통은행이 1200억 위안, 중국은행이 1650억 위안, 중국우정저축은행이 1300억 위안, 중국건설은행이 1050억 위안을 증자한다.
중국 재정부가 이 유상증자의 최대투자자가 돼 주식을 전부 매입한다.
주식 매입 자금은 당국의 특별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국영은행에 대한 지원 계획을 처음 밝혔다.
이달 초 전국인민대표자협상회의(전인대)에서는 리창 총리가 직접 중국 주요 국영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위해 5000억 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왕졘 궈신증권 금융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이번 조치는 대형 은행의 상대적으로 높은 자본금 비율을 유지하고 신흥 산업 지원과 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하락 압력에 잘 대처하도록 함으로써 실물 경제 지원 역량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주택담보대출과 정책 금리 인하 등 일련의 경기 부양책 시행 후 금융기관들의 자본을 강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 6대 은행의 자본 수준은 아직 기준요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경기부양에 동원되면서 기록적으로 낮은 영업이익과 성장 둔화, 부실채권 증가 등에 시달리고 있다.
수익성의 척도인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말 기준 1.5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과거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에도 총 2700억 위안의 특별 국채를 발행해 4대 국유은행에 자본을 투입한 적이 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올해 5%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부동산에서 소비자, 기술 부문에 이르기까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도 경제에 자금을 공급하는 주체인 대형 은행들의 체력을 강화함으로써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것이다.
중국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침체된 경기부양을 위해 올해도 적절한 시기에 정책금리 인하 등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추가적인 금융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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