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탑재 로봇이 제품 제조
‘인더스트리얼 파크’ 구상
노동력 감소 대응한 설계
대만 폭스콘과 파트너십
기업 확보·자금조달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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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회장. [연합뉴스] |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전역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건설에 나선다.
지난 1월 미국에 AI 망을 정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이러한 인프라를 실제 활용하는 시설을 만든다는 것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 같은 ‘인더스트리얼 파크’ 구상을 내놓고 미국 정부에 1조 달러(약 1470조원)가 넘는 투자를 약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손정의 회장이 미국을 방문한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오라클 등과 함께 5000억달러(약 735조원)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AI 전용 데이터센터와 이를 뒷받침하는 소형 발전소 등을 짓게 된다.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소프트뱅크가 실제 사업으로 내놓은 것이 첨단 AI를 탑재한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공장이다.
자동차나 스마트폰, 가전기기 등을 생산할 때 AI 로봇이 폭넓게 제조공정에서 움직이게 된다.
닛케이는 “미국의 노동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관세로 글로벌 기업의 제조 거점이 미국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손 회장이 AI 로봇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공장을 지어 일본이 미국 제조업에 공헌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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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옆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왼쪽부터),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서 있다. [연합뉴스] |
소프트뱅크가 구상하는 산업단지는 AI가 제품 수요에 따라 생산라인을 유동적으로 바꾸는 방식도 도입된다.
또 제조를 위해 소프트뱅크 산하 비전펀드가 출자한 독일 로봇 기업인 애자일로봇의 기술도 활용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자율 보행 인간형 로봇 등이 공장에서 돌아다니는 것이다.
특히 애플 제조사로 유명한 대만의 폭스콘이 파트너로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폭스콘은 과거 소프트뱅크가 개발했던 인간형 로봇 ‘페퍼’를 위탁생산하는 등 양 사가 좋은 협업 관계를 갖고 있다.
스타게이트 사업에서도 AI 서버 제작을 독점 수주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해당 공장의 수익모델은 사용료다.
은행 등 금융기관과 투자펀드 등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은 뒤 사용료로 이를 되갚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이 될 전망이다.
닛케이는 “아부다비의 기술 투자회사인 MGX나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 등 주로 중동계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우디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로봇 사업 합작을 정부와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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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의 도우미 로봇 ‘페퍼’ [소프트뱅크] |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 구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아직 제대로 시작을 못 한 상황에서 이보다 두 배 규모의 투자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금 조달도 문제이지만 특히 공장이 지어지고 난 뒤 여기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닛케이는 “손 회장은 기술 변화에 따라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이제는 AI로 여러 차례 주력 사업을 전환해 왔다”며 “대규모 베팅을 통해 지금의 소프트뱅크그룹을 일궜지만 이번 계획은 난이도가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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