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써서 공부하면 바보죠”...학업 ‘외주’ 주는 美학생들, AI시대의 그늘

“중고교생 40%, 과제에 AI 사용”
교사·교수진 허락 없었는데도
과제 수행에 암암리에 활용해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을 것”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와 제미나이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학교에도 침투하면서 미국 학생들이 교사나 교수의 허락 없이 학업에 AI를 활용하는 추세가 보편화되고 있다.

AI가 학습 보조 수단이 아니라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한 ‘부정행위’에 동원되면서 학생들이 학업을 AI에 사실상 맡기고 있다는 우려 또한 커지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임팩트리서치의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 미국 중고교 학생들 가운데 약 40%가 과제 수행을 위해 교사의 허락 없이 AI를 사용했다.

과제 해결에 AI를 사용한 대학생들은 거의 절반에 달했다.


미국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AI를 이용해 학업을 실질적으로 회피하는 현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심 중이다.

AI가 점점 고도화되는 데다 학생들이 AI가 생산한 과제물에 약간의 변형만 주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활용하면 적발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학습을 등한시해도 학업 스케쥴을 잘 따라오고 있다는 그릇된 신호를 교육 당국에 줄 수 있는 셈이다.


존 킹 주니어 전 미 교육부 장관은 한 교육기술 컨퍼런스에서 “어젯밤에도 초중등 학생 및 대학생 수천 명이 챗GPT도 숙제를 했을 것이다”라며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점이 가장 무섭다”고 말했다.

앨라바마주 쿠사 카운티에서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 중인 제이콥 문도 WSJ에 “이번 학년도까지 에세이를 포함한 과제에 AI를 사용하는 학생을 약 24명 적발했다”며 “교사로서 가장 무서운 점은 그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직장에 다니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여부”라고 말했다.


교육계와 학부모들이 애가 타는 건 학생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AI기업의 무관심도 있다.

AI업계는 학생들의 부정직한 학습 태도는 학생 본인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내 교육팀 소속 시아 라즈 푸로힛은 “오픈AI가 부정행위를 발명한 건 아니다”라며 “부정행위를 하고 싶은 이들은 어떤 방법이든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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