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한강조망 ‘밸류업’
반포 아리팍 높은 로열층
저층과 비교한 공시가 차
작년 5.3억서 올해 7.6억
재건축 자산 감정평가 때
한강조망 가치 반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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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
‘아파트 조망권’의 가치가 갈수록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강이 보이거나 개방감이 있는 고층(로열층) 아파트와 그러지 않는 단지 간 공시가격 차이가 갈수록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의 한강변 A동 20층 전용면적 84㎡는 올해 공시가격이 37억8100만원으로 정해졌다.
반면 같은 동 2층 전용 84㎡는 올해 공시가격이 30억1600만원으로 발표됐다.
같은 동, 같은 평형이지만 층수에 따라 공시가격 격차가 7억6500만원이나 났다.
로열층과 저층 간 공시가격 차이는 1년 사이 더욱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A동 전용 84㎡의 지난해 공시가격은 20층이 29억7600만원, 2층이 24억3800만원이었다.
작년엔 공시가격 격차가 5억3800만원 정도였지만 1년 사이 2억원 이상 더 벌어진 셈이다.
한강 조망권의 가치가 그만큼 올라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강변이 아닌 뒤편 도로변과 비교해도 한강 조망권 프리미엄이 두드러진다.
도로변인 아크로 리버파크 B동 20층 전용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32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한강변인 A동 같은 층수·평형보다 5억3100만원 낮은 가격이다.
B동 20층의 지난해 공시가격은 26억2600만원이었다.
작년엔 A동과 B동 간 공시가격 격차가 3억5000만원이었는데 올해는 더 커진 것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트리마제’ 공시가격도 마찬가지다.
한강변과 서울숲 조망이 가능한 C동 전용 140㎡의 올해 공시가격은 2층이 28억9900만원, 34층이 34억7900만원이다.
층수에 따라 공시가격이 5억8000만원이나 차이 나는 것이다.
두 층수의 지난해 공시가격 격차는 5억4400만원이었다.
13층 높이 구축이라 층수 차이가 크지 않은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도 저층과 로열층 간 가격차는 뚜렷했다.
한강에 가장 인접한 D동 전용 109㎡의 올해 공시가격은 1층이 29억8700만원, 12층이 33억7900만원이다.
두 층의 공시가격 차이는 전년(3억1100만원)보다 올해(3억9200만원) 더 벌어졌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조사하는 부동산 가격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의 기준이 된다.
매년 공시가격은 전년도 시세를 반영해 정해진다.
1년 사이 한강변과 비한강변, 고층과 저층 단지 간 공시가격 격차가 이처럼 벌어진 건 시세 차이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같은 평형, 비슷한 층수라도 한강변과 비한강변의 호가는 최소 5억원에서 최대 1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한강 조망권이라는 무형의 자산가치가 공시가격에도 포함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연구위원 역시 “한강과 공원 등 자연환경 조망권 가치가 집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게 공시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 연구위원은 “자연환경 조망권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것이다.
시세에도 계속 반영될 것”이라며 “당장 재건축 종전자산을 감정평가할 때에도 한강 조망권의 감정가격을 높여 달라는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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