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풋볼 슈퍼스타 카일러 머리 방한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쿼터 코리안’
MLB·NFL 1라운드 지명된 최초 선수
헬멧에 태극기 붙여...“한국계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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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스타 쿼터백 카일러 머리. [사진=연합뉴스] |
한국계 미국인인 미국프로풋볼(NFL) 슈퍼스타 쿼터백 카일러 머리(27·애리조나 카디널스)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플래그 풋볼’에 한국 대표로 출전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머리는 지난 11일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대표 출전 의향에 대한 질문에 ““기회가 생긴다면 당연히 출전할 생각이 있다.
물론 내 인생 가장 큰 목표는 슈퍼볼 우승이지만, 슈퍼볼에서 우승하거나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된다고 해서 만족하지는 못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함께 새겨진 옷을 입고 등장한 머리는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공항에서 짐을 찾고 나오니 수많은 팬이 반겨줬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환영받은 건 축복이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활짝 웃었다.
이어 “내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게 자랑스럽다.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 한국계 선수가 최고 수준에서 활약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최고 수준의 경기를 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머리는 외할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3세 미국인’이다.
미국 통신회사 버라이즌의 전략담당 부사장을 지낸 그의 어머니 미시(51)는 결혼 전까지 한국 이름(미선)을 썼다.
머리의 아버지 케빈 역시 야구와 풋볼 선수 출신이다.
머리는 “한국은 나의 ‘뿌리’다.
오래전부터 궁금했는데, 마침 어머니 제안으로 함께 여행 왔다”며 “인천공항에 수백 명의 팬이 나왔는데, 그렇게 크게 환대받을 줄 몰랐다.
열흘 정도 머물며 ‘할머니의 나라’를 직접 경험할 생각에 설렌다”며 웃었다.
그는 “할머니 곁에서 오래 지내지 못해서 많은 추억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대신 어머니가 저를 키우며 항상 한국어를 알려주셨다.
그리고 음식이나 어린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최대한 많이 접하도록 해주셨다”고 했다.
머리는 사상 최초로 NFL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양쪽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19시즌 MLB 신인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의 1라운드 전체 9번 지명을 받았고, 이후 NFL 애리조나 구단은 드래프트에서 그를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호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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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러 머리. [사진=AP연합뉴스] |
머리의 신장은 178㎝로 거구가 즐비한 NFL 무대에서 보기 드문 ‘단신 쿼터백’이다.
머리는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고 민첩성과 강력한 어깨를 앞세워 NFL을 대표하는 쿼터백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입단 당시 4년 총액 4516만달러(약 506억원)를 받았던 머리는 기량을 인정받아 2022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024년부터 발동하는 5년 최대 2억3050만달러(332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머리는 ‘한국계 선수’라는 정체성이 자신을 설명하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NFL 경기 중 태극기를 헬멧에 붙이고 뛰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자기소개에 한글로 ‘초록불’을 적어 놓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때 내 코는 납작했고, 눈은 가늘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내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한국계라는 사실을 자부심으로 새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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