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에 대한 합작투자를 엔비디아 등에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TSMC가 인텔의 공장을 운영할 합작회사와 관련해 엔비디아·AMD·브로드컴 등 미국 주요 업체에 지분투자를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부 소식통은 TSMC가 퀄컴에도 이러한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제안에 따르면 TSMC가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을 운영하되 지분율은 50%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러한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 산업의 상징인 인텔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TSMC에 도움을 요청한 뒤 이뤄진 것으로, 논의가 초기 단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최종 거래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이나 인텔 파운드리가 완전히 외국 소유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지난 3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뒤 1000억달러(약 14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대만 내부에서는 TSMC 핵심 기술의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달 TSMC가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인텔 공장의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로드컴도 인텔의 칩 설계 및 마케팅 부문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텔과 TSMC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은 로이터통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백악관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개인용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인텔은 모바일과 인공지능(AI) 등 산업 지형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경쟁에서 뒤처졌다.
인텔의 지난해 총매출은 531억달러(약 77조원)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116억7800만달러(약 17조원)에 달했다.
만약 빅딜이 성사되면 TSMC의 파운드리 세계 점유율은 더욱더 올라간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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