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올랐어요” 좋아했는데 “다시 내렸습니다”...日에 3개월만에 무슨 일이

후생성 1월 근로통계조사
실질임금 1.8% 감소...하락폭 10개월來 최대
임금이 물가 상승세 못 좇아가
中企 등 올해 임금인상률 주목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 [AFP연합뉴스]
일본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3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임금이 물가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한 영향이다.


10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1월 매월 근로통계조사(직원 5명 이상)에 따르면 물가변동을 제외한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하락폭은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 10월 0.4% 하락했던 일본의 실질임금은 11월과 12월 각각 0.5%, 0.3% 올랐으나, 석 달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춘투(봄철 입금 협상)의 영향이 미치기 전인 3월분 임금까지는 고물가가 안정되지 않을 경우 (실질임금의) 마이너스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의 실질임금은 2022년 4월 이후 지난해 5월까지 26개월 연속으로 감소하다가 이후 등락세를 보였다.

다만 증가세를 기록한 달은 6월, 7월, 11월, 12월 등으로 보너스가 지급된 시기에 국한됐다.


실질임금에 반영되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임금 상승폭을 웃돌았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1월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신선식품을 포함한 종합지수로 4.0%를 기록하며 2023년 1월 이래 2년 만에 다시 4%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 등 식품가격이 급등하고 에너지 지원 정책이 축소되면서 고물가가 확대됐다.


실질임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올해 춘계노사교섭(춘투) 결과가 주목된다.

오는 12일은 일본 주요 대기업이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에 답을 내놓는 이른바 ‘집중 회답일’이어서 실제 인상률이 얼마나 될지 곧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일본 최대 노조 렌고(連合)산하 노조들이 요구한 평균 임금 인상률은 지난 3일 집계 기준으로 6.09%였다.


실질임금 상승세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임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될지가 관건이다.

다만 중소기업들의 경우 대기업들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훨씬 커 임금을 인상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노동분배율(기업 수익 중 인건비 비율)이 자본금 1억엔 미만인 중소기업은 70%로, 자본금 10억엔 이상의 대기업(37%)의 2배 수준이다.

닛케이는 “중소기업들의 임금 인상 여부는 인건비 등의 비용을 대기업과의 거래가격에 전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한편 명목임금을 나타내는 현금급여 총액은 2.8% 증가한 29만5505엔(약 290만원)이었다.

37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겨울 보너스 효과가 사라지면서 오름폭은 줄었다.


현금급여 총액 가운데 기본급에 해당하는 소정내 급여는 3.1% 올라 32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기업들의 임금 인상이 일정 정도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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