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뭘 믿고 그런거야…미국이 손 뗀 우크라, 러시아 공세에 쑥대밭 위기

우크라 점령 쿠르스크 일대
러·北 맹공에 속수무책 잃어
우크라 병력 러에 고립무원
美패트리어트 재고도 소진
11일 사우디 고위급 회담서
美 상대 ‘지원 정상화’ 사활

쑥대밭 된 우크라 주택가 지난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도브로필리아에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이 떨어지면서 주택 8채와 쇼핑센터가 초토화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긴급 구조대가 출동한 뒤에도 러시아는 구조대를 겨냥해 공격을 퍼붓는 등 이 지역에서 11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을 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정보 지원을 중단하자 전쟁 격전지인 러시아 북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북한군과의 합동 작전으로 우크라이나가 차지했던 쿠르스크 영토의 상당 부분을 되찾는데 성공한 것이다.

불리한 전황에 다급해진 우크라이나는 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활로를 찾는데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한국·서방 정보당국을 인용해 최근 러시아군이 북한군의 합동 작전으로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겼던 쿠르스크 영토의 3분의 2를 수복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7일에는 자국 쿠르스크주의 수드자에서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영토인 수미주 북쪽으로 진군하는데 성공했다.

미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수미주 북부에 진출한 건 전쟁이 시작된 원년인 2022년 이후 처음이다.


현재 북한 보병들은 자국 포병대와 러시아의 엘리트 드론 부대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선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

NYT는 복수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인용해 “북한군은 드론이 활약하는 전장에 더 잘 적응하고 있다”며 “북한 포병대와 러시아 드론 부대의 지원 아래 전술 적용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완전히 철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을 고립시키기 위해 쿠르스크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영토인 수미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드론과 북한군을 투입해 보급로를 차단하고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는 작전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그 ‘딥스테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쿠르스크에 남은 우크라이나군의 75%는 이미 포위됐다.


ISW는 “러시아군은 수미주로의 제한된 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을 쿠르스크에서 완전히 몰아낼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의 공세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정보 지원을 잇따라 중단하면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군사 지원 중단을 시작으로 정보 공유와 위성 영상 제공도 끊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가 적극적으로 종전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한편 그동안의 지원을 댓가로 희토류 등 광물자원에 대한 이권을 보장하라는 압박성 움직임이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수세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여름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기습 공격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가 자국 영토를 외국 군대에 내준 첫 사례였다.


우크라이나군이 자국이 확보한 쿠르스크 영토에서 철수하면 향후 평화 협상 국면에서 러시아에 대항할 강력한 카드가 사라지게 된다.

또 미국의 무기 지원이 중단되고 전장 정보까지 받아볼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지면 재반격은 커녕 현재 전황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전방 뿐 아니라 후방에서도 불리하다.

우크라이나 영공 방어에 활용되고 있는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 포대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데다 정보 부족으로 방공망을 제대로 가능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CNN은 우크라이나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의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 재고가 몇주 내로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간파한 러시아군은 지난 6~7일 양일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브로필리아와 남부 도네츠크에 대한 드론·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틀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5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우크라이나 현지 당국은 전했다.


ISW는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 지원·정보 공유 중단을 활용해 장거리 공세를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을 고갈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코너에 몰린 우크라이나는 다음주 사우디에서 개최되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간 고위급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로 종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다”며 “내주 화요일(11일) 우크라이나 외교·군사 대표단이 미국 팀과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 등이 참여한다.

미국 측에서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회담에 임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