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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에 따뜻한 시선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평의회 의장(왼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오른쪽)이 회의에 초청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유럽연합(EU)이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미국에 대한 방위 의존도를 낮추면서 자체적인 안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EU 27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 원조와 정보 공유를 제한한 가운데 미국이 유럽 방위에서 손을 뗄 때에 대비해 프랑스·영국이 보유 중인 핵무기를 유럽 방위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는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TV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의 핵 억지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논의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는 프랑스와 유럽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우리의 (핵) 억지력을 통해 유럽 대륙에서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협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도 미국의 핵 보호 없이 유럽이 스스로 방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가 독일이나 유럽 방위에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는 프랑스와 영국뿐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EU 방위와 관련해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8000억유로(약 1299조원) 상당의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지난 4일 제안한 이 계획은 EU 예산 여유분 1500억유로(약 234조원)를 담보로 회원국들에 방공체계·미사일·드론 등 각종 무기를 공동 조달할 수 있도록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방비 증액 시 EU 재정준칙 적용 예외 조항을 발동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재정준칙 유예 시 평균적으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5% 인상한다는 가정하에 4년간 EU 전체적으로 6500억유로(약 1013조원)에 이르는 국방비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집행위는 보고 있다.
EU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고 EU 차원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방안을 모색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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