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선언, 오히려 독됐나?[엠블록레터]

[엠블록레터] 안녕하세요 엠블록레터의 승아입니다.

모두가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에 누워있던 일요일 자정 무렵(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발표를 전했습니다.

코인 투자자라면 누구나 기다려왔을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에 대한 내용이었죠. 트럼프 대통령은 5가지의 가상자산을 언급하며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어떤 내용을 발표했는지, 모두가 기다리던 발표임에도 불구하고 왜 가상자산 가격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는지 승아와 함께 꼼꼼히 살펴보아요.

드디어 공식 발표된 트럼프의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l 출처: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지난 2일 0시 24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위해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행정부의 수년간 거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비트코인, 이더리움 외에도 XRP(리플), SOL(솔라나), ADA(카르다노)를 직접 언급하며 이들이 전략적 비축 명단에 포함될 것이라 언급했어요. 그리고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 것임을 분명히 했죠.
해당 발언 이후로 관세 쇼크로 하락하던 비트코인은 11% 이상 반등하며 9만 3천 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함께 언급된 XRP, SOL, ADA는 각각 34.27%, 27.63%, 77.48% 급등하며 수혜를 봤고요. 시장은 드디어 지난해 7월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던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발언이 현실로 다가온 것에 크게 기뻐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other’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주목하며 언급된 코인 외에도 다른 가상자산이 추가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요.
트럼프의 차남이자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서 웹3 엠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에릭 트럼프는 일요일에 가상자산 전략준비금을 발표한 것은 천재적인 발상이었다고 자찬했어요. 그는 X를 통해 “전통 금융은 이 시각 문을 열지 않았을 때이며 가상자산을 따라잡지 않으면 머지않아 멸종할 것이다”라며 “세상은 더이상 월요일부터 금요일, 9시 ~17시에만 돌아가지 않는다.

”고 밝혔어요. 이후 추가 게시글을 통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죠. 아마 이전 게시글에서 꾸준히 언급했던 비트코인을 겨냥한 말인 것 같아요.
아직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7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크립토 서밋’에서 청사진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돼요. 가상자산 정책을 총괄하는 차르 데이비드 삭스가 X에서 더 많은 내용이 크립토 서밋에서 공개된다고 언급했거든요. 크립토 서밋은 백악관 주도로 가상자산 업체 CEO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인데요, 이곳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이 구체화 될 것 같아요.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호재에도 코인 가격은 왜 떨어질까?
한 거물 트레이더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발언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반박하는 X 유저의 게시물 l 출처: Conor의 X 게시물
하지만 시장은 발표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대부분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어요. 3가지 요인이 꼽히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확대예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4일부터 발효할 방침임을 밝혔고, 내달 2일부터는 상호 관세 부과할 것임을 알렸어요. 중국에는 이전에 예고했던 것처럼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총 20%의 추가 관세를 올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글로벌 무역 전쟁 확산을 예고했죠.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발표 이전에도 큰 영향을 줬던 관세 전쟁이 확실시되며 위험자산 회피 현상으로 당분간 가상자산 시장은 꽤 출렁일 것으로 보여요.
두 번째,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행정명령과 관련된 내부자 거래 의혹이에요. 비트코인 뉴스에 따르면, 한 거물 트레이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상자산 준비금 발언 이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50배 레버리지 베팅으로 400만달러의 자금으로 2억달러에 달하는 포지션을 만들어 680만 달러의 수익을 본 것으로 밝혀졌어요. 너무나도 수상쩍은 진입 타이밍으로 내부자 거래라는 의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해당 고래는 수익의 대부분을 현금화한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한 X 유저에 따르면 고래의 기록을 살펴보면 내부자 거래가 아닌 피싱으로 수익을 얻은 해커이며, 매도 타이밍으로 보아 내부자가 아니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총 두 차례에 걸쳐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에 대한 게시글을 올렸는데요, 첫 번째 게시글에는 XRP, SOL, ADA에 대해 언급했고 두 번째 게시글에서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해 언급했어요. 해당 고래가 익절한 타이밍인 첫 번째 게시글이 올라온 이후인데, 내부자라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언급된 두 번째 게시글 이후에 익절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냐는 의견이었죠.
세 번째,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발언에 대한 면역이에요. 지난달 4일 진행되었던 가상자산 차르 데이비드 색스의 첫 기자회견은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방안이나 가상자산 시장에 호재를 불러올 것이라는 많은 기대가 있었는데요, 많은 기대와 무색하게 당시 데이비드 색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추며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어요. 때문에 아서 헤이스 비트멕스 공동 설립자의 말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은 말이 아닌 예산 확보 등의 행동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요. 지나치게 많은 발언들은 오히려 투자자의 심리에 독이라는 것이죠. 한편으로는 현재 미국 정부가 36조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보유중인 것을 고려할때, 가상자산 매입을 위해 차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죠. 때문에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을 활용해 준비금을 구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어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치며 미국이 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포부가 어떻게 현실화되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마음도 함께 널뛰기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지 여부도 함께겠죠?
전성아 엠블록 연구원(jeon.seonga@m-block.io),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yykim@m-block.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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