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미국채 파는 것 앞으로 쉽지 않아”
“디폴트 가능...이자 지급않고 넘어갈 수도”
美경제 하강하는데 물가만 오르고 있어
시장 스테그플레이션 공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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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로이터 = 연합뉴스] |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 당장 재정적자 감축에 나서지 않으면 3년 내 심각한 부채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인 달리오는 3일(현지시간) ‘오드 로츠’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언제 위기가 닥칠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심장마비와 같이 갑자기 올 것”이라면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내 생각에는 3년 안팎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리오는 “(재정적자 감축 조치를) 하지 않으면 그 책임은 당신들(정부)에 있다”면서 “경제에 이런 심장마비가 닥치면 유권자들이 그다지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당신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현재 기존 채권 상환을 위해 새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상황인데 채권 구매자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JP모건도 2022년 말 미국 국채의 3대 주요 매수자인 외국 중앙은행, 미국 국내 은행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달리오는 “부채 더미 위에 더 많은 부채가 쌓이면 기존 국채만 팔면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개인과 기관, 중앙은행, 각국 국부펀드에 팔아야 하는데 제재는 많고 팔아야 할 채권도 많아 수요·공급을 계산해 보면 큰 불균형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미국 정부가 앞으로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한 국가나 기관을 제재해 그들에 국채 이자를 지급하지 않거나, 심지어 국가부채를 재조정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때에도 정부는 이를 디폴트(채무불이행)라고 말하지 않고 ‘이 조치로 우리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현재 미국의 재정적자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에 발생한 미국의 재정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8%가량 늘어난 1조8330억달러(약 2510조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6.4%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경기 부양책이 쏟아졌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2021회계연도를 제외하면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한편 미국 경제에 경기 하강 신호가 감지되면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이날 미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전월보다 0.6포인트 내려간 50.3을 기록했다.
스튜어트 폴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2월 ISM 제조업지수에서 중요한 것은 신규 주문이 줄어든 것보다 중간재 가격이 오르고 고용이 악화된 것”이라며 “이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과 가격 상승 압박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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