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날에도 맞았다 “이젠 못 참아”…트럼프에 반격 나서는 중국

中, 美의 관세폭탄에 ‘맞불’
美농산물 15%P 추가 관세
‘4일 0시’ 되자 곧바로 발표
AI스타트업 등 25개社 제재

“압력·위협 절대 용납 안해”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리창 국무원 총리(오른쪽),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참석했다.

[AFP = 연합뉴스]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 첫날에 미국에서 ‘관세 폭탄’을 맞은 중국이 곧장 반격에 나섰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4일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15%포인트,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에 10%포인트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10%포인트 추가 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한 4일 0시(미국 동부시간) 직후에 나온 ‘보복 관세’ 조치다.

다만 이달 10일 이전에 선적돼 다음달 12일 전까지 중국으로 들어오는 상품에는 관세 인상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같은 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 개별 기업을 제재했다.


무인·자율운행 선박 개발 스타트업인 하복AI와 드론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실드AI 등 미국 스타트업 15곳을 상대로 핵심 광물 등 이중용도 물자(민간용·군용 모두 가능한 물자) 수출을 즉시 중단하기로 했다.

또 미국 최대 군함 건조기업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 군사훈련 시뮬레이션 전문기업 큐빅코퍼레이션 등 방산기업 10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지정했다.

여기에는 세계 최대 유전체 분석업체인 미국 일루미나도 포함됐다.


작년 3월 양회 사진 [신화 = 연합뉴스]
또 상무부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상무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미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을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러우친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는 WTO 규칙을 위반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과 안보를 해치는 행위”라며 “중국은 어렵게 구축한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하고 일방주의·보호주의에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호 존중과 평등 대우를 기반으로 미국과 대화를 통해 (관세 문제에 대한) 우려를 해결할 용의가 있지만 압력과 위협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국가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 연합뉴스]
미국과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도 중국은 올해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러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경제 운영은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중국 경제는 강한 회복력과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 경제는 항상 비바람 속에서 성장해왔고 시련과 고난을 통해 강해졌기 때문에 올해 경제 전망에도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영 경제 발전 환경의 최적화와 민영 기업가의 자신감 제고, 민영 경제의 질 높은 발전 촉진은 큰 의미가 있다”며 “민영 경제는 개혁 개방의 위대한 과정과 함께 번성해왔고 중국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영경제촉진법을 조속히 도입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민간 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민간 기업인들과 만난 이후 민간 기업에 힘을 싣고 있다.


딥시크와 관련해서는 미국 등 서방에서 딥시크 사용 금지령이 잇따르는 점을 의식한 듯 “중국은 법에 따라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며 “국가 안보 개념의 일반화, 경제·무역 및 기술 문제의 정치화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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