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 위기 넘긴 프란치스코 교황…“밤새 숙면하고 휴식 취해”

지난달 5일 교황청(바티칸)에서의 프란치스코 교황 모습.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전 세계 가톨릭 교인들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88)의 병세는 현재 비관도, 낙관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황청은 4일(현지시간)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교황은 밤새 숙면했고 이후 계속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전 기계식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비강 튜브를 통해 고농도의 산소를 공급받는 상태로 회복됐다.


건강이 호전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교황은 전날 오후 두 차례 급성호흡부전을 겪었다.

호흡부전은 기관지 내 점액이 축적돼 발생했고, 호흡 곤란과 기관지 경련을 동반했다.


교황청 관계자들은 “숨이 막히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두 번이나 겪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내시경 검사와 시술을 통해 기관지 내 점액을 제거했다.

교황은 한때 기계식 인공호흡기를 다시 착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청 관계자들은 “확실히 쉽지 않은 오후였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교황이 지난달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이후 호흡 곤란을 겪은 건 알려진 것만 모두 4번이다.

앞서 교황은 지난달 22일과 지난달 28일에도 호흡 곤란으로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유사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해 겨울철마다 호흡기 질환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 기관지염을 앓는 그는 지난 2023년 3월 수요 일반알현을 마친 뒤 갑자기 호흡 곤란을 호소해 제멜리 병원에 긴급 입원하기도 했다.

당시 급성 폐렴 진단을 받았다.


3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호전을 기원하며 묵주기도를 바치는 모습.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이후 교황은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때마다 계속해서 스테로이드제나 항생제 등으로 치료받아왔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라고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전했다.


면역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교황은 또 다균성 감염에 따른 호흡기 질환으로 지난달 14일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양쪽 폐에서 폐렴이 확인되는 등 상태는 계속 악화했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로는 혈액 검사 수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4차례의 호흡 곤란 모두 비교적 증상이 빠르게 가라앉아 추가적인 폐 손상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교황청 관계자들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교황이 매우 명료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평온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 교황이 제멜리 병원 10층에 있는 교황 전용 특실에서 가능한 한 업무를 보려고 노력하는 등 회복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이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교황의 자진 사임설이 거론되고 있으나, 올해가 25년 만에 찾아오는 가톨릭교회의 희년이라는 데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교황이 그동안 희년 준비에 큰 열의를 보여왔음을 고려할 때 설령 자진 사임을 결심하더라도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교황의 입원이 길어지거나 교황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결국 자진 사임을 고려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황은 앞서 “(사임의) 문은 열려있다.

일반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며 사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또 598년 만에 재임 중 자진 사임한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도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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