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진짜 있나” 의구심 폭증
머스크 ‘금 음모론’에 뛰어들어

세계적인 금광 업체인 앵글로골드 아샨티의 로고 앞에 작은 장난감 피규어와 금 모조품이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후의 안전자산 ‘금(金)’을 두고 각종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관세 협박과 지정학적 쇼크 발언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금의 수요가 폭증하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스카이뉴스 등 영국과 미국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뉴욕 월가 대형 은행들이 유럽에 있던 금괴를 미국으로 옮기는 데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과 런던에 본사를 둔 HSBC가 이런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고, 헤지펀드들도 이 움직임에 가세했다.


미국 주요 은행의 금 거래자들은 런던 금 상가나 스위스 제련소를 찾아가 금괴를 매입한 후 이를 안전한 항공편을 통해 뉴욕으로 옮겨서 판매하고 있다.

런던 금 가격이 뉴욕 시세보다 낮아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물 금괴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지하 금고에서 금괴를 인출하기 위해 몇 주나 기다려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러한 현상을 19세기 금이 발견된 지역으로 노동자들이 대거 이주했던 ‘골드러시(gold rush)’에 빗대서 표현했다.


일각에서는 영란은행의 금 보유고가 바닥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최근 스카이뉴스에 “금 보유량이 부족하지는 않다”면서도 최근 몇 달간 간 수십억 파운드 물량의 금괴가 대서양을 건너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런던은 주요 금 시장으로, 최근 런던과 뉴욕에서 금 가격의 상대적 변동이 있었다”며 “금이 일부 뉴욕으로 건너갔지만, 엄청난 양은 아니다.

우리 금 보유량의 2% 미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전히 금고에 충분한 금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금 음모론에 합세했다.

머스크는 지난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포트 녹스에서 금을 찾고 있다”면서 “포트 녹스에서 금이 도난당하지 않았는지 누가 확인하느냐. 금이 거기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그 금은 미국 대중의 것이다.

우리는 금이 거기에 아직 있는지 알고 싶다”고 적었다.


포트 녹스는 켄터키주에 있는 미 육군 기지의 이름으로, 이 기지 바로 옆에 재무부가 운영하는 금 보유고도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미국 화폐주조국에 따르면 포트 녹스에는 1억4730만온스의 금이 저장돼 있는데 이는 재무부가 관리하는 금 보유량의 절반에 이르는 물량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 금값 전망치를 당초 온스당 3000달러에서 최근 3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현물 금은 지난주 온스당 2942달러를 돌파해 현재도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