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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미국발 관세 전쟁이 시작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선제 관세 인하에 나섰던 인도가 추가 관세 인하를 검토 중이다.
18일(현지시간)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부 장관은 전날 뭄바이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투자자 친화적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세 합리화를 지속해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힌 칸타 판데이 인도 재무부 차관도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30개 수입품에 대해서는 3% 미만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며 인도가 불합리한 관세를 부과한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우 적은 수의 제품’에만 높은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는 미국을 상대로 연간 400억 달러(약 57조7000억원)가 넘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 중이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대선부터 인도를 “무역에 있어 매우 큰 악당”이라 부르며 관세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해왔다.
인도 중앙은행 수석 경제 고문 수미야 칸티 고쉬는 미국이 인도 수출품에 20%의 일률 관세를 부과하면 인도의 미국 수출 총액이 3∼3.5% 줄어들고, 인도 국내총생산(GDP)은 0.5%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발 보복 관세 우려가 커지자 인도 정부는 최근 13%인 평균 관세율을 11%로 낮추기로 했으며 특히 미국을 염두에 두고 대형 오토바이와 버번위스키 수입 관세를 대폭 인하했다.
지난 13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미국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무역 협정과 미국산 무기 구매, 에너지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다.
美-印 공동성명, 국방·무역·에너지·기술 협력 확대 담아...테슬라 印진출 타진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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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미국 정부효율부(DOGE)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난 인도 모디 총리와 각료들. [연합뉴스] |
최근 미국-인도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포괄적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국방, 무역, 에너지, 기술 협력 확대를 주요 의제로 다루며 인도·태평양 지역 내 안보와 경제 협력을 심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인도 외무부에 따르면 이번 회담의 핵심 성과 중 하나는 양국이 향후 10년간 새 방위 협정 체결을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인도의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공동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대전차 유도미사일 ‘재블린(Javelin)’, 보병 전투차량 ‘스트라이커(Stryker)’ 등의 신규 조달 및 공동 생산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산 첨단 군사 장비의 추가 도입 및 기술 이전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고 5세대 전투기 및 첨단 해군 시스템 판매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무역관련, 양국은 2030년까지 무역 규모를 5000억 달러(약 721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미션 500’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자 무역 협정(BTA) 체결을 본격 논의하고 미국산 농산물과 산업 제품의 인도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는 한편, 인도산 농산물과 노동집약적 제품의 미국 수출을 늘리기로 했다.
또 양국 기업의 신규 투자 확대를 장려하고,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기술 등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미국-인도 신뢰(TRUST)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인도·태평양 및 글로벌 안보 협력도 심화할 방침이다.
성명에서 양국은 쿼드(Quad) 협력은 물론, 알카에다, ISIS 등 국제 테러 조직 대응을 위한 협력 강화, 그리고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에 대한 엄격한 조치도 촉구했다.
한편, 양국 정상회담과 맞물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인도 전역을 대상으로 모집 공고를 내면서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을 다시 시작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고용 플랫폼 링크트인에 뭄바이를 비롯해 인도 전역에서 매장 관리와 서비스 기술자, 고객 대면 업무 등 13개 직책의 후보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게시했다.
이와 관련 테슬라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테슬라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본격적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과거 수차례 인도 진출을 타진했다가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3일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인도를 방문했던 머스크 CEO와도 만났다.
모디 총리는 회담후 엑스(X·옛 트위터)에 머스크와 “우주, 이동성, 기술, 혁신에 대해 논의했다”고 적었지만, 테슬라의 인도 투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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