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위, 반도체법 논의…'52시간 완화' 여야 입장차에 진통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오늘(17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열어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특별법을 심사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반도체법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반도체 관련 인센티브 규모는 세액공제를 포함해도 1조2천억원 수준으로, 일본의 10분의 1,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각국이 반도체 산업 패권을 놓고 첨예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여야도 반도체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다만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을 상대로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를 두는 내용을 반도체법에 포함할지 여부를 놓고 여야의 찬반양론이 팽팽해 논의 과정에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여당은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이 주52시간 근로제에 묶여 있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산업 경쟁력이 날로 약화하고 있으므로 특별법에 이 규정을 담아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반도체 52시간제 예외 문제에 대해 기업 측 요구를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반도체법에서 이 문제는 다루지 않는 쪽으로 무게를 두는 것에 대해 '오락가락' 행보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반도체법 내에 주52시간 예외조항을 넣지 말고, 정부의 세제 지원 등 합의된 내용만 우선 통과시키자는입장입니다.

반도체법에 이 예외조항을 신설할 경우 다른 전략 산업 분야도 같은 요구를 할 수 있고, 이는 결국 근로기준법상 주52시간 규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입니다.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반도체법에 이 내용을 담지 않되,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를 개정해 특별 연장근로를 더 유연하게 만들거나 근로기준법상 특례를 마련하는 '절충안'도 거론됩니다.

산업위 구성 상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과반을 차지하지만, 산업위원장(이철규 의원),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장(박성민 의원)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 만큼 52시간 예외조항을 뺀 내용의 반도체법은 쉽사리 통과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52시간 예외를 담지 않은 반도체 특별법'을 반대할 경우, 이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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