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도내는 뉴삼성 ◆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반도체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 선 문턱까지 주저앉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2심 무죄 선고 소식도 주가에는 별 힘을 보태지 못했다.
3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67% 하락한 5만1000원에 마감했다.
'4만전자'까지 미끄러졌던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오후 들어 이 회장이 사실상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다만 이날 한때 4% 넘게 급락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회장 무죄 소식이 전해지자 1.3% 상승으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주가 급락에는 이 회장 무죄 소식보다는 급변하는 대외 환경이 더 크게 작용했다.
특히 미국이 '관세전쟁'의 다음 목표로 주력 사업인 반도체를 겨냥하면서 대미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직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 의사를 재차 밝힌 데다 보조금 지급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
삼성전자는 수장의 사법 리스크보다 관세 피해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1분기에 실적 저점을 확인한 뒤 중국에 대한 미국 입장이 확실해지면 반등 모멘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이미 7만5000원 선 아래로 내려갔다.
최근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확정 실적을 내놓은 뒤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잇달아 하향하면서다.
실제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날 장 마감까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을 비롯한 10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려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7만3916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만 해도 11만원 선을 넘었던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가 5개월이 채 안 돼 4만원 가까이 빠진 셈이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삼성전자를 800만주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이로써 전 거래일에 49.9%를 기록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49.8%까지 떨어지면서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분 절반 이상을 국내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는 상황이 유지됐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삼성전자를 4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는 '국민주 베팅'을 이어갔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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