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尹 ‘중국 간첩’ 언급에 “깊은 놀라움·불만 느껴”

말 아끼던 中정부 첫 논평
“근거 없는 간첩설 반대”
한·중관계 악영향 강조도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인 연루 간첩 사건 등을 언급한 점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놀라움과 불만을 느낀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논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국의 관련 정보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측의 언급에 깊은 놀라움과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측이 내정 문제를 중국과 연관시켜 근거 없는 ‘중국 간첩설’을 제기하고 정상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먹칠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발언은)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한국의 내정’이라며 논평을 거부해온 중국 외교부가 이날 윤 대통령이 중국을 직접 거론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또 마오 대변인은 “한국 측이 언급한 관련 사건이 아직 결론에 이르지 않았고 중·한의 관련 부처가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중국은 한국 측이 중국인과 관련한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적시에 그 결과를 중국에 알리며 해당 중국인의 안전과 합법적 권익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중국산 태양광 시설이 산림을 파괴한다’는 발언에 대해선 “중국의 녹색 산업 발전은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 수요 등에 따른 결과”라고 반박했다.

중국 주요 언론들은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중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주목했다.

중국 공산당 관영 환구시보는 윤 대통령의 담화를 전하며 ‘봉배도저’(奉陪到底·끝까지 맞서 싸운다)를 제목으로 썼다.

상관신문과 광명망 등 다른 중국 언론들도 같은 문구를 제목으로 뽑으며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