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준 SK온 대표이사 부회장이 SK그룹 사장단 인사 직후 "당신이 있는 곳에서 시작하고 가진 것을 활용하라"고 임직원들에게 밝혔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현재 맡은 바 업무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유 부회장은 지난 5일 SK그룹 인사 직후 열린 임직원 대상 설명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미국 테니스 선수 아서 애시가 남긴 말을 빌린 것이다.


이달 초 정기 사장단 인사의 조직 슬림화 기조로 SK그룹 내 부회장직은 세 자리로 줄어들었다.

그중 한 명이자 그룹 위기의 중심에 있는 SK온을 살리기 위해 긴급 투입된 유 부회장이 직접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며 힘을 실어준 것이다.

특히 유 부회장은 '일의 임팩트'를 높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즘으로 어려움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통 확대를 주문한 셈이다.


또한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국발 물량 공세로 글로벌 배터리 산업 지형도가 바뀌고 있는 가운데 SK온이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키라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중심이 되는 핵심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잃으면 외연 확장이나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 전문가인 유 부회장은 내년에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전략 수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한국경제인협회와 미국 국제 경제 분야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격랑의 트럼프 2기와 한국의 생존 해법' 콘퍼런스에 직접 참석해 국제 경제 전문가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실제로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1·2공장을 건설해 포드,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또 현재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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