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에 실패하자 효성그룹 내 계열사가 해당 사업부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효성티앤씨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효성티앤씨는 내년 1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인수 가격은 약 9200억원이다.


효성화학은 유동부채만 2조8000억원이 넘는데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11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채를 갚기 위해 효성화학에서 알짜로 꼽히는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추진했다.

특수가스 부문은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한다.


효성그룹에서 외부 매각으로 제값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하자 효성그룹 내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를 인수하는 '내부 인수·합병(M&A)'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효성티앤씨는 매출채권 등 유동자산(1년 안에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2조원에 달해 인수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소액주주 일각에선 "효성그룹이 알짜 자산을 지키기 위해 효성티앤씨를 활용해 특수가스사업부를 남겨뒀지만, 소액주주만 주가 하락 피해를 보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인수설이 나오면서 최근 3주 새 20%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한재범 기자 / 나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