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리스크 전문가인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55)이 한국이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대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 정책에 대응하지 못하는 동시에 북한의 도발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그는 해법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했다.


브레머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매일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 과정이 길어지면 한국은 트럼프 팀에 미리 접촉해 한국에 손해를 끼칠 관세를 피할 역량을 잃게 된다"면서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눈에서 멀어지고 더 높은 관세에 직면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한국이 혼란한 틈을 타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한국이 국제 무대에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결과 경제적으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시기가 늦춰지고 국가 신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동맹국인 한국을 여전히 지지할 것이지만 이제 윤 대통령이나 한국 내부 정치와는 분명한 거리를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로 한국이 처한 리스크는 무엇인가.
▷국내적으로 한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인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성공을 피했다.

한국의 강력한 정치 제도가 이 같은 결과를 피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광범위한 함의를 갖는 헌법적 위기 한가운데에 있다.

단기적으로 리더십 공백 리스크가 있다.

누가 권력을 잡고 있는지 불분명하다.


외부적으로 두 가지 핵심 리스크가 있다.

우선 윤 대통령의 퇴진 과정이 길어지면 한국은 트럼프 팀과 미리 접촉해 트럼프 취임 후 한국에 손해를 끼칠 관세를 피할 역량을 잃게 된다.

또한 북한은 한국의 리더십 공백이 길어질수록 이를 더 악용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겪게 될 정치·경제적 영향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었다.

특히 한국 민주주의를 위한 지지와 '생각이 같은' 국가와의 더 밀접한 협력이 타격을 입었다.

현재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권을 잡는다면 한미·한일은 긴장 관계가 될 것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한국은 해외 투자자와 여행자들로부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이 오랫동안 추진해온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후퇴할 것이다.

또한 한국 국가 신용도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

정치적 혼란 때문에 해외 여행객이 한국이 아닌 다른 곳을 선택할 수 있어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자 수도 감소할 수 있다.


―무엇이 최고의 해결책인가.
▷최고의 해결책은 법과 제도에 맞는 방식으로 윤 대통령의 임기를 빠르고 질서 있게 끝내는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편협한 정치적 의제와 분열적인 정책을 추구하기보다 나라를 통합하고 해외에서의 한국 이미지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현 미국 정부나 트럼프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나.
▷동맹국인 한국을 지지하면서도 한국 내부 정치와 거리를 둘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단기적으로 트럼프계에 들어가는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하고 조속한 만남을 마련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트럼프의 눈에서 멀어지고 한국에 불리한 더 높은 관세 부과 리스크가 커질 것이다.


―북한은 이번 사태에 침묵해왔다.


▷계엄과 탄핵 뉴스에 놀란 것처럼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붕괴에 침묵하는 것과 같다.

북한은 한국에서의 혼란을 시간을 두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내부에선 침묵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한국의 민주적 정당성이 손상됐고, 윤 대통령 후임으로 북한에 훨씬 온건한 이 대표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더십 공백이 더 길어질수록, 북한은 한국의 방위 태세가 취약해진 틈을 타 한국에 도발할 수 있는, '한 세대에 있을까 말까' 한 기회로 볼 것이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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