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출시 플래그십 스마트폰
지난해와 동일한 7㎚칩 탑재
“내년 TSMC·삼성 2㎚ 양산
기술 격차 더 벌어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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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의 한 매장에서 관람객들이 화웨이가 새롭게 출시한 메이트 70 스마트폰 시리즈를 구경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중국의 대표 정보통신(IT) 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통제에 구형 반도체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선도제품 대비 5년가량 뒤처진 기술로 미국의 견제가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있는 셈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지난달 26일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 70 프로 플러스에 7㎚(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칩인 기린 9020이 탑재됐다고 보도했다.
기린 9020은 화웨이가 지난해 내놓은 메이트 60 프로에도 사용됐으며 설계는 화웨이, 제조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중신궈지(SMIC)가 맡았다.
제품 분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낸 캐나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 관계자는 “초기에는 5㎚ 공정으로 제작된 기린 9100 칩셋이 사용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메이트 70 프로플러스에는 SMIC가 7㎚ 공정으로 제조한 기린 9020이 쓰였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계속된 기린 9020 탑재는 업계 선도기업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여전히 5년 정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만의 반도체 제조사 TSMC는 2018년 7㎚ 칩을 처음 출시한 이래 이듬해 두번째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나노 공정이 미세할수록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내부에 더 많이 밀집시킬 수 있어 연산 성능이 높아진다.
미국은 2019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의 미국 내 사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래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터 등 자국 및 동맹국의 첨단 기술에 중국이 접근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지난달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2026년까지 7㎚ 이상의 기술을 도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제조 파트너인 SMIC가 첨단 반도체 생산장비를 수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량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어 TSMC와
삼성전자가 내년 들어 2㎚ 공정을 가동하기 시작하면 기술 격차는 더 심화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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