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엠 인수한 후에도 애 먹었는데”...MBK, 경영 능력 두고 논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지난 4월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매수에 나서게 된 배경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금융자본의 산업지배 관점에서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고려아연 인수·합병(M&A)을 시도 중인 MBK파트너스(이하 MBK)에 대해 산업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MBK는 지난 2008년 케이블TV 씨앤엠(C&M)을 2조2000억원을 들여 인수하며 국내 케이블TV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MBK는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노사 간 상생까지 내세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고용 효율화라는 명목 하에 AS와 설비 분야를 하청 구조로 전환했다.


특히 고용유지 기간 3년이 끝난 2011년부터 대규모 구조조정과 비용 감축이 진행됐고, 하청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은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게 당시 근로자들의 주장이다.


2014년에는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약 15%에 해당하는 109명이 해고되기도 했다.

사측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한 비용 절감 차원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도 MBK의 씨앤엠 매각 시도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경영 실패 사례를 근거로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한 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실패가 이어지면서 MBK가 씨앤엠 인수와 운영을 위해 만든 KCI(국민유선방송투자)는 사실상 디폴트 상황에 몰렸고, 채권단의 손에 넘어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MBK가 국가기간산업이자 씨앤엠보다 매출규모가 수십배 큰 고려아연을 인수해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특히 비용합리화를 목표로 구조조정과 해고 등 노동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니라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전후방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장치산업의 특성상 단며칠 간이라도 파업이 발생하면 적게는 몇 주에서 한 달 이상 조업이 중단되는 등 사업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고려아연 인수를 추진 중인 MBK파트너스와 관련, “과거에는 당국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면, 이제는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특정 산업군은 기간을 20~30년으로 길게 봐야 하는데, 5년, 10년 이내에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형태의 구조를 가진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게 됐을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화두로 삼아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MBK는 오히려 고려아연의 투자 결정과 경영방식을 비판하며 기업가치 하락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식 액면분할,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 배당정책 공시 정례화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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