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연말, 외식예약 줄줄이 취소…업계선 배달 확대 등 고심

계엄사태 이후 외식예약 취소 증가
“연말 특수 없다, 매출 타격” 한 목소리
‘배달 확대’ 등 대책 강구하기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한 음식점 12월 예약 달력이 비어 있다.

들어온 일부 예약도 취소돼 수정펜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2·3 계엄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뒤숭숭한 연말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송년회 등 외식 예약 취소가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선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가 사실상 사라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는데 대신 조용하게 연말을 보내려는 이들이 늘면서 배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에 따라 크리스마스, 연말 특수가 사실상 사라진 분위기다.

특히 단체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더 커진 모양새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크리스마스도 있고 곧 연말이라 나름 기대했는데 갑작스럽게 계엄령이 터지면서 미리 잡혔던 예약들이 대거 취소됐다”며 “다른 자영업 하시는 분들 이야기 들어봐도 상황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가맹점주 역시 “예상치도 못한 정치적 상황이 발생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입고 있다”며 “우울한 연말로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은 “매출이 심한 곳은 50% 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고 들었다.

사람들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다”며 “매출은 줄어드는데 고환율로 원자잿값이 오르는 데 대한 업주들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협의회 자체적으로 실태 조사를 통해 입장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정부와 정치권에 성토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전날(11일) “오늘 저녁 장사 6시간 3팀 받았다.

돌려막기도 힘들다”며 토로했다.


장사한 지 13년 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자영업자도 “저희 가게도 작년 연말 대비 매출이 20% 줄었다.

계엄 이후 단체나 소규모 모임 예약이 한 건도 없다”며 “그나마 예약됐던 것도 취소되고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비상계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 참가 시민들이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국민의힘 당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같은 외식업계 매출 감소는 신용카드 매출 관련 데이터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기업 한국신용데이터(KCD)의 분석 결과,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의 신용카드 매출이 지난해 12월 대비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엄 사태 이후로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연말 송년 모임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로 해석된다.


외식 예약이 위축되자 업계에선 배달 확대 등 새로운 대안을 강구 중이다.

밖에서 먹기보단 집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유의미하게 배달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데이터가 집계되진 않았지만, 탄핵 정국이 장기화한다는 상황을 고려하면 배달이 증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에서도 배달 메뉴 확대 등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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