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대통령 “핵탄두 수십 개 있다
러시아산 IRBM 오레시니크도 곧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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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AP 연합뉴스> |
벨라루스가 구(舊)소련 해체로 러시아에 반환했던 핵무기를 되돌려 받았다.
10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보리소프에 위치한 방화 시설 제조업체를 찾아 “우리는 핵탄두 수십 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친(親) 러시아·푸틴 성향 지도자다.
그는 “(서방은) 우리가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지만 우리는 핵무기를 가져왔다”며 “그들은 우리가 어떻게 가져왔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이후로는 누구도 핵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면서도 “벨라루스 국경 침범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언급한 핵탄두는 러시아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벨라루스는 1991년 소련이 해체될 당시에는 핵탄두 1000여개와 탄도미사일 81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러시아에 핵탄두를 반납했다.
당시에는 우크라이나도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겼었다.
지난해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듬해 4월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 인민회의 연설에서 “수십 개의 최신 핵무기가 배치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외국에 핵무기를 배치한 것은 소련 해체 이후로는 처음이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도 배치할 계획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오레시니크 미사일 시스템을 벨라루스에도 배치할 것”이라며 “이같은 고출력 무기를 사용하는 데에는 큰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안팎에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타스통신은 “모스크바에서 추진하는 핵무기 배치 계획은 미국이 오랫동안 동맹국 영토에서 해왔던 것과 유사하다”며 “러시아는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시스템도 벨라루스에 제공했다”고 전했다.
미국에 맞대응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러시아 정책 기조다.
지난달 25일에는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미국 조치에 대응하고자 아시아·태평양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필리핀·일본 등에 미사일 배치를 추진하자 맞불을 놓기로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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