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인플루언서 '뚜기' 양지우 씨.


크림브륄레처럼 깨 먹는 하트 모양 티라미수, 지드래곤과 뉴진스가 찾은 한국식 프리미엄 약과, 귀여운 테디베어 감성의 크루아상. 최근까지 국내 10~30대 젊은 층을 강타한 굵직한 디저트 유행의 면면이다.


'힙스터' 소비층은 단순히 맛있다고 찾지 않고, 모양이 예쁘다고 가지 않는다.

익숙한 요소를 새롭게 재해석한 이색 콘셉트, 맛과 조화를 이루는 전체적인 브랜드의 감성을 아울러 선택한다.

다시 말해 보고 맛보고 느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깐깐하게 따지는 게 젊은 소비층이다.


이들을 홀린 디저트 브랜드에는 공통점이 있다.

티라미수·약과·크루아상 같은 뻔할 정도로 단순한 먹거리를 고급스럽고 새롭게 재탄생시켰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을 만든 '미다스의 손'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푸드 인플루언서 '뚜기'(양지우 씨)다.


그는 만 26세의 젊은 사업가이자 식음료(F&B) 업계 가장 핫한 기획자다.

안양예술고등학교에 다니던 10대 때 이미 안양일번가에서 마시멜로 바나 주스를 노점에서 팔기 시작했다.

함께 노점을 꾸렸던 팀 이름이 '배불뚝이'였고, 지금의 인플루언서 이름 '뚜기'로 이어졌다.

인스타그램 계정에 별도 계정으로 먹거리를 기록하다가 팔로어가 늘어났다.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아우어베이커리 등을 운영하는 CNP에서 콘텐츠 마케터를 제안받았다.

본격적인 F&B 마케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CNP와 그래놀라 브랜드 '뚜기놀라' 등을 출시하는 경험을 거쳤다.

콘텐츠 기획을 넘어 메뉴 기획까지 발을 넓혔다.

그렇게 2022년 10월 '쌤쌤쌤'의 김훈 셰프와 의기투합해 테디뵈르하우스를 열었다.

귀여운 곰인형(테디베어) 감성에 '뵈르(프랑스어로 버터)'를 더했다.

뚜기는 "익숙한 음식인 크루아상에서 한 끗 다른 인테리어나 디자인, 콘셉트가 붙으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익숙하면서도 도전하고 싶은 정도의 새로움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이후 한 번 더 도전한 결과가 '골든피스'다.

한국 전통 디저트인 약과를 고급스럽게 꾸며 만들었다.

지난해 지드래곤이 나이키와 협업한 행사를 진행할 때 디저트를 제안받아 이름을 널리 알렸다.

뚜기는 "브랜드 성공에는 운도 중요하다는 걸 여실히 느꼈다"며 "뉴진스가 참석한다고 해서 뉴진스 콘셉트에 맞는 토끼 약과를 내보냈는데 많은 유명인이 SNS에 인증하면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올해 출시한 '하트 티라미수'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명세를 얻은 뒤 백화점에 입점하는 통상의 방식과는 반대로 백화점을 먼저 공략했다.

지난 6월 더현대 서울에서 처음으로 6주 동안 팝업스토어를 열고 백화점에 정식 입점했다.

당시 매출 7억원을 올려 '팝업의 성지'로 이름난 더현대 서울에서도 디저트 팝업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지난 9월 부산 커넥트현대 오픈 기념 팝업스토어에서도 한 달이 안 되는 기간 매출 3억원을 올렸다.

팝업스토어에서만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흥행했고 더현대 서울(8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판교점(10월), 더현대 대구(11월)에 차례로 입점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는 백화점을 명품 파는 비싼 곳, 고급스러운 곳 정도로 생각하는데, 더현대 서울은 '힙한 장소'로 인식된다"며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른 배경을 밝혔다.

명품이나 잡화를 쇼핑하러 오는 곳이라기보다 여러 체험 요소를 기대하고 디저트를 맛볼 장소로 마음의 준비를 한다는 뜻이다.


뚜기는 "새로운 게 쏟아져 나오는 식품업계에서 실패는 당연한 현상"이라며 "신선한 경험을 줄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탄탄하게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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