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확 줄어든 국산 참조기 양식부터 판매까지 발로뛰어 [MD의 추천]

이승재 쓱닷컴 수산 MD. 쓱닷컴


기후위기로 인해 식탁 위 수산물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 '수산물의 꽃'이라 불리는 국산 참조기의 어획량이 최근 2~3년 사이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 어장 환경의 변화로 출하 개체 중 미성숙어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선물용으로 가장 선호하는 마리당 100g 이상 개체 비중이 급감했다.

소매가격은 치솟고, 소비자들은 구매를 꺼렸다.


이승재 SSG닷컴(쓱닷컴) 수산 MD도 위기감을 강하게 느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구해도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은 적정 가격대와 차이가 많이 벌어지면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국산 참조기의 양식 개발 기술을 10년 이상 연구해온 전남해양수산과학원으로 달려갔다.

해양수산과학원 담당자와 소통하며 양식 참조기의 상품과 가능성을 계속해서 궁리했다.

2021년 해양수산과학원이 첫 양식 사업을 시작하고 이듬해 첫 양식 참조기 상품을 출하하자 그는 본격적으로 판매를 준비했다.


같은 크기(100g) 기준으로 자연산 참조기는 마리당 7000원 선에, 양식은 4000원 선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양식이 40%가량 저렴한 셈이다.

크기가 클수록 가격 차이는 더 벌어졌다.

외관에서도 큰 차이는 없다.

자연산의 배 쪽이 노란 빛깔인데 양식은 하얀색이고, 국산 참조기의 아가미 쪽 다이아몬드 모양이 없다는 정도뿐이다.

가장 중요한 맛 역시 차이가 거의 없다.


2017년 쓱닷컴 공채 입사부터 8년째 수산팀 MD로 근무해온 '수산 전문가' 이 MD의 예리한 판단이 섰다.

양식 참조기를 히트 상품으로 만드는 데 착수했다.


그는 전남 고흥·거문도·여수 등 4곳의 참조기 양식장에 찾아가 상품화를 타진했다.

난관은 높았다.

최소 2년간 양식을 해야 상품성 있는 100g 이상 개체로 키울 수 있는데, 업자나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수익성이 없어 보였다.

양식업자들도 "위판장에 경매출하를 해도 제값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아 사업을 접어야겠다"고 말했다.


이 MD는 생산자들에게 전폭적인 판로 지원을 약속하며 설득했다.

양식 참조기를 소비자들에게 홍보하면 판로도 넓어지고 승산이 있다고 믿었다.

그는 전남 여수의 양식장과 손잡고 대형부터 소형 크기까지 양식 참조기 판매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상대적으로 작은 생선은 가정에서 먹기 좋게 1~2마리씩 소분포장해 판매하고, 큰 생선은 선물용으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양식장 출하 물량 전체가 쓱닷컴에서 유통될 수 있게 했다.

그는 지난해 시범 물량으로 양식 참조기를 염장한 후 건조 가공한 양식 참굴비 한정 수량 600㎏을 도입해 완판시켰다.

이 성과에 힘입어 올해 초 양식 참굴비를 정식 상품으로 만들었다.

올해는 9월까지 기획 물량 1.7t을 매진시키는 등 전년 대비 매출이 216% 늘었다.

특히 1.3㎏, 22~23㎝ 내외 대형 양식 참굴비 10마리를 선물 포장한 '바다목장 참굴비세트 5호'(14만8000원)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 쓱닷컴 베스트 명절 선물용 상품에 등극했다.

내년에는 올해의 2배를 팔 계획이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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