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명이 미국계 보험사인 레졸루션 라이프를 인수한다.

약 82억달러(11조7000억원) 규모로 일본 보험업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생명이 미국 투자펀드인 블랙스톤 등으로부터 레졸루션 라이프 주식을 취득한다고 보도했다.

일본생명은 주식 인수 후 내년 하반기에 이를 완전 자회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존 일본 보험업계에서 최대 규모의 M&A는 2015년 10월 도쿄해상이 미 보험사 HCC인슈어런스를 약 75억달러(당시 환율로 약 9000억엔)에 인수한 것이었다.

일본생명의 인수 규모는 이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금융업으로 확대해도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2008년 9월 리먼 쇼크로 경영 위기에 직면한 미 모건스탠리에 90억달러(당시 환율로 약 9000억엔)를 출자한 것이 과거 최대다.

최근 달러당 엔화값이 약세인 상황이라 일본생명의 인수 금액은 1조2000억엔으로 엔화로 환산하면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레졸루션 라이프는 2017년 설립된 생명보험사다.

다른 생명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을 매입해 이를 자산운용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클로즈드 북(CB)' 사업이 주력이다.


계약을 구매한 보험사는 여러 계약을 통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고, 매도한 보험사는 관리 비용을 줄이고 자본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전 세계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대해 새로운 자본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계약 매매를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려는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이고, 레졸루션 라이프는 이러한 시장 흐름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생명은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레졸루션 라이프의 지분을 늘려왔으며 최근까지 16억5000만달러를 출자했다.

현재 지분 비율은 23%에 달한다.

일본생명은 저출산·고령화로 일본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해외 생보사나 국내 다른 업종 인수로 사업을 다각화해 수익원의 다양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6월에는 요양사업을 하는 니치이홀딩스를 약 2100억엔에 인수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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