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이사회를 개최해 12일로 예정됐던 임시 주주총회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이 주총에서 양사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합병하는 분할합병안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 결의에 따라 주총이 취소되면서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안도 결국 무산됐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는 공시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분할합병 절차를 중단한다"며 "향후 예정된 모든 분할합병 관련 사항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두 기업이 분할합병안을 포기한 결정적인 이유는 주식매수청구권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날 공개된 4차 주주서한에서 "임시주총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예상했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를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며 "찬성 의견이었던 주주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해 가결요건 충족이 불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거쳐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 이익에 큰 영향을 끼치는 주총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회사가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 3일 2만1150원으로 마감했던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0일 1만718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사용하면 약 21.59% 차익을 거둘 수도 있었겠지만,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모두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됐고 이에 분할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분할합병안 재추진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향후 다양한 대내외 여건을 검토하고 결정돼야 할 사안이므로 정확한 답변을 위해선 상당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산에너빌리티는 장 중 등락을 반복하다 전날보다 1.15% 하락 마감했다.


[이종화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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