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전자 탈출은 도대체 언제쯤”...주가부양 결단에도 울상인 삼성전자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사진출처 = 연합뉴스]
10조원 자사주 매입이란 주가 부양 카드에도 삼성전자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가운데 탄핵 정국 등 정치 리스크가 갑자기 불거져서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조정에 나섰다.


10일 오후 1시11분 기준 삼성전자 주식은 전일대비 0.94% 오른 5만3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밤 이후인 4일부터 9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361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 6일만에 외국인 투자자는 ‘사자’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5만 전자’에 갇혀 있다.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지난 7월 이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11일 연중 고점(8만8000원)을 찍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4일 4만원대로 반토막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에 삼성전자는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움직임과 맞물려 2017년 이후 7년만에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1년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매입하고, 이 중 3조원은 3개월 간 매입 후 전량 소각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매입 후 소각 예정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전자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저평가 매력에 일시 반등하는 듯했으나 5만3~4000원대에 여전히 머무르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와 관련 업황 부진에 최근 국내외에서 불거진 정치적 리스크 영향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삼성전자 목표주가 역시 하향 조정에 나섰다.


이날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낸드는 ‘소비자 기기 수요 부진’과 ‘공급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해 보수적이었던 예상보다 더 가파른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출처 = 삼성전자]
앞서 노무라증권도 범용 D램과 낸드의 가격이 예상보다 약세를 보임을 근거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8만8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19% 가까이 하향조정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우려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미국의 대중국 추가 제재 역시 중국을 상대로 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 단기 악재 요인으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계엄 발동과 해제, 그리고 지도자 공백이라는 초현실적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며 “정치 리스크 확대는 곧 경제와 시장 리스크 확대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7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은 역사상 최저점 수준에 있고 중국 경쟁업체인 CXMT에 대한 미국 제재가 시작될 경우 D램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도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며 “긴 호흡으로 비중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반도체 사업부문 수장들을 전면 교체하고 진용을 새로 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메모리사업부장을 전영현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장이 겸직하고, 파운드리사업부장은 한진만 사장이 새롭게 맡았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장에 오른 직후 HBM 전담 개발팀을 신설하 차세대 HBM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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