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 모르겠다 술이나 마시자”…탄핵에 불황에 주류 소비 늘었다

尹탄핵 정국 속 유통가 주류 판매↑
“여러 요인 중 정치적 불안도 작용한 듯”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자영업자 A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적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가뜩이나 불황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데 불안한 정국에 연말 특수도 사라지는 듯해서다.

A씨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술을 마시는 날이 많아졌다고 한다.


직장생활 스트레스가 적지 않은 B씨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지는 탄핵 집회로 퇴근길 스트레스까지 겹치면서 집에서 홧김에 술을 먹는 날이 늘었다고 한다.

B씨는 퇴근 후 가볍게 맥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요새는 독주도 종종 곁들게 됐다고 한다.


10일 유통가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그리고 탄핵 정국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술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을 맞은 데다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인 술 소비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정치적 불안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핵 정국 동안 이전 대비 술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CU가 최근 출시한 스카치 위스키 ‘길리듀’의 기간별 판매량을 보면 공교롭게도 탄핵 정국에 급증했다.


해당 상품은 지난달 20일 출시 후 7일 만에 7000여개가 팔렸고, 이어 그 다음 주(11.27~12.1) 1만4000여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시작된 주간인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5일 동안 2만9000여개가 팔려나갔다.


다만, CU 측은 1만2900원의 합리적인 가격에 700ml 대용량 위스키를 맛볼 수 있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탄핵 이슈와는 거리를 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편의점은 비상계엄 이슈와 탄핵이 맞물린 기간(12.4~12.8)에 이전(11.27~ 12.1) 대비 주류 판매 신장률이 2%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탄핵 정국 전후로 주류 판매량에 차이가 난 셈이다.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 교수는 “경기상황, 연말연시라는 점 등 주류 소비가 늘어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최근 정치적 불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