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TV 보며 돈 쓰는 사람 따로 있다”…‘젊은’ 5060 본격 공략 나서는 이 홈쇼핑

현대홈쇼핑 시니어 전담팀 신설
정교선 회장 지휘 아래 본격 마케팅
영캐주얼과 접목 등 다양한 시도

정교선 현대홈쇼핑 회장 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이 판매 채널별로 흩어져 있던 상품기획팀을 한데 모으고 50·60대, 이른바 ‘영시니어’를 겨냥한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최근 정교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현대홈쇼핑이 본격적으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상품 기획을 전담하는 ‘MD전략 디비전’을 신설했다.

기존에 TV홈쇼핑, 모바일 등 채널별로 나뉘어 있던 상품기획팀을 하나로 합쳤다.

채널에 구애받지 않고 희소성 있는 고품질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조달하기 위해 조직을 단순화했다.


MD전략 디비전 산하에는 ‘트렌드사업부’를 신설했다.

유행에 민감한 상품을 빠르게 발굴하기 위해서다.

트렌드사업부 밑에는 ‘영시니어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의 명품, 패션·잡화 등 2개 조직 체제에서 영시니어까지 3개로 트렌드를 세분화했다.


영시니어 전담 조직은 50·60대를 필두로 한 중장년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TV홈쇼핑의 최대 구매 연령층이다.

현대홈쇼핑은 중장년층의 소비 추세를 ‘ABC(Active·Balanced·Culture)’로 정의하고 주력 소비군으로 분류했다.

‘활동적이고, 균형 잡힌, 문화적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10여 명으로 구성된 영시니어 전담 조직은 ‘ABC 가치관’에 걸맞은 상품을 기획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해외 수입 브랜드, 디자이너 브랜드를 포함해 취급 품목을 확대하고 헬스케어 등 신상품을 발굴하는 데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기존 홈쇼핑 업계는 충성 고객인 50·60대에 더해 20·30대 젊은 층을 추가로 유입시키는 마케팅을 기본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최근 인구구조 변화로 중장년층 규모가 커지고 소비 패턴이 세분화되는 경향이 나타나 전담 조직을 따로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의 50·60대는 옛날과 달리 문화적 경험이 풍부한 이가 많기 때문이다.

홈쇼핑에서 화려한 패턴의 옷이나 주방용품을 구매하던 이들 연령층이 이제는 세련된 디자이너 옷이나 여행 상품을 더 선호하는 추세가 확인되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신규 자체브랜드(PB) ‘어반어라운드’는 지난 10월 첫 출시 방송에서 매출 10억원을 올렸다.

구매 고객 중 50대가 43%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도 37%였다.

50대 이상은 총 80%에 달한다.

어반어라운드는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젊은 층을 겨냥해 셔츠형 점퍼, 반소매 다운 점퍼, 후드집업 등 영캐주얼 디자인을 적용한 브랜드다.

젊은 층을 위한 브랜드가 오히려 중장년층에서 더 인기를 얻은 셈이다.


여행 카테고리도 ‘신중년’이 대세다.

액티비티나 현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 포함된 ‘액티브 여행’ 상품이 특히 인기다.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투어를 비롯해 아프리카 5국 패키지 등 활동성이 높은 상품에서 50대 이상 고객 비중은 82%에 달했다.

액티브 여행이 아닌 여행 상품의 50대 이상 평균 비중(65%)을 크게 웃돌았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연령대별 통념적 마케팅에서 더 나아가 새롭게 등장하는 소비군을 적극 공략하는 마케팅 고도화가 중요해졌다”며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패션, 가전, 리빙, 인테리어를 비롯해 다양한 타깃 상품을 개발하고 맞춤형 판매 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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