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과감한 개혁으로 고질적인 물가 문제를 잡았다.
지난해 12월 10일(현지시간) 취임한 밀레이 대통령은 관료제 타파를 위한 작은 정부를 지향했고, 이 같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선거운동 당시 전기톱을 들고 정부 지출 삭감을 외쳤던 그가 약속을 지킨 셈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18개 정부부처를 절반인 9개로 줄였다.
공무원을 7만명 감원하고 300여 개의 규제를 철폐했다.
또한 교통·에너지 보조금 삭감, 대학 보조금 동결 등 정부 지출을 줄이는 개혁을 단행했다.
이러한 모든 정책의 목표는 물가 잡기다.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밀레이 대통령이 선택한 것은 좌파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과의 작별이었다.
올 상반기 아르헨티나 정부 지출액은 지난해보다 29% 감소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동성을 줄이면서 물가가 잡히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16년 만에 처음으로 재정 흑자를 달성한 뒤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이 25.5%를 기록했는데, 최근 2.7%까지 떨어졌다.
규제 철폐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20일 현지 유력 경제지 암비토 피난시에로는 밀레이 정부가 시장 개입과 관련된 43개 규정을 한꺼번에 폐지했다고 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부처 통폐합 과정에서 탈규제·국가개혁부라는 부처를 신설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개혁으로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4일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아르헨티나 경제가 올해 3.8% 감소하겠지만 내년과 후년에 각각 3.6%, 3.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해결할 사안도 있다.
아르헨티나 빈곤율이 40%에서 53%로 증가했다.
각종 보조금 철폐로 인해 서민들의 소비 여력이 떨어지면서 내수 시장이 침체됐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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