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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시민들이 8일(현지시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한 것을 축하하며 탱크 위에서 환호하고 있다. 반군은 지난달 30일 기습 공격을 통해 8년 만에 알레포를 손에 넣은 데 이어 제4 도시 하마, 남쪽 거점 도시 홈스를 차례로 점령했다. AP연합뉴스 |
지난달 말 깜짝 기습을 시작해 파죽지세로 주요 도시를 점령한 시리아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한 뒤 '해방'을 선언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했다.
알아사드 가문에 의해 50년 넘게 이어져온 시리아의 철권통치가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가자 전쟁에 이어 시리아 내전으로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시리아 반군은 이날 수도를 점령한 뒤 "다마스쿠스는 해방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세드나야 형무소에서 체포된 동료들을 해방하고, 부정의 시대 종언을 알린다는 소식을 전하며 시리아 국민들과 함께 이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주요 공공기관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세드나야 형무소는 다마스쿠스 외곽에 있는 대규모 군사교도소로, 시리아 정부에 의해 수천 명이 억류돼 있었다.
HTS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텔레그램 성명에서 "다마스쿠스 시내 공공기관들은 공식적으로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전 총리의 감독 아래 에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HTS는 지난달 27일부터 무서운 속도로 진격을 거듭해 알레포, 하마, 홈스, 다라 등 주요 도시를 점령했다.
이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6년 만에 다마스쿠스까지 진입했다.
시리아 정부군도 알아사드 대통령의 통치가 끝났으며, 군 지휘부가 정부군 병사들에게 더는 복무할 필요가 없음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아사드 정권의 모하메드 알잘리 총리는 연설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를 떠났다"며 "우리는 국민이 선택한 모든 지도부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알아사드 대통령은 사임을 결정하고 평화적 권력 이양 지시를 내린 뒤 시리아를 떠났다"고 확인했다.
알아사드 정부는 하페즈 알아사드가 1971년부터 집권한 이래 50년 넘게 권력을 이어왔다.
하페즈 알아사드가 사망한 뒤인 2000년에 아들인 바샤르 알아사드가 대를 이어 집권했다.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일어난 내전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와 이란, 레바논 헤즈볼라의 지원으로 내전에서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가자 전쟁이 터지면서 이들의 지원 여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결국 알아사드 정권은 바샤르 알아사드 집권 24년, 아랍의 봄 이후 13년 만에 붕괴됐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시리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다마스쿠스 점령 소식에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그의 실무진이) 시리아에서 놀라운 일들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정부가 "현지 협력국들과 계속 접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시리아 문제에 미국은 개입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시리아는 엉망이지만 우리 친구는 아니다.
미국은 시리아와 상관없다.
이것은 우리 싸움이 아니다.
놔두라. 개입하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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