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단백질 식품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를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1933년생으로 올해 나이 91세.
단백질 식품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생산기업 일동후디스의 이금기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장수 기업인이다.

지금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 회사로 출근해 제품 기획·개발·마케팅을 비롯한 경영에 참여한다.

그의 집무실은 다양한 논문과 서적으로 꽉 차 있다.

끊임없이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하며 제품을 연구한다고 한다.

수많은 사람이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추구하며 살고 있지만, 이 회장은 평생 일에 몰두하며 살았다.


이제는 쉬어도 되지 않냐는 얘기를 듣지만 그는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일동후디스의 강원 춘천시 공장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음료 제조가 가능한 새로운 생산시설(멸균동)을 올해 준공했다.

춘천 공장은 물·우유에 타서 먹을 수 있는 분말식품부터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액티브 6종과 하이뮨 케어메이트를 비롯한 여러 음료까지 만들 수 있게 변신했다.

지금까지는 분말식품만 생산이 가능했다.


이 회장은 "상당수 단백질 식품 판매회사가 외부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하는 브랜드 회사이거나 일부만 생산하고 있어 100%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제조설비를 갖추지 못했다"며 "일동후디스는 단백질 식품을 연구개발(R&D)하는 것은 물론 분말부터 음료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 기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소비자들이 일동후디스를 100%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소비자에게 더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 음료 생산까지 뛰어들었다"고 덧붙였다.


2020년 2월 출시한 단백질 식품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4년6개월 만인 올해 8월 누적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했다.

일명 '장민호 단백질'로 불리는 이 제품은 애초 분말 형태로만 생산했다.

하지만 뜨거운 사랑을 받자 이 회장이 소비자들이 더욱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음료로 개발한 데 이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비 투자까지 한 것이 주효했다.


일동후디스는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음료가 포장되는 용기도 직접 생산한다.

용기 생산업체를 통해 구입한 후 사용할 수 있지만 완전한 멸균을 위해 직접 만든다.

음료 생산 과정에서 용기(멸균팩) 원료가 되는 필름을 소독하고 건조해 멸균 상태로 만든다.


이 회장은 "근육 형성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은 몸에서 그날 쓰이는 필요량 외에는 배출되기 때문에 매일 필요한 양만큼 섭취해야 하고, 섭취 후에는 단백질이 잘 소화돼야 한다"며 "동물성·식물성 단백질 함량 비율을 6대4로 맞췄고,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아연, 배변 활동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처럼 몸에 좋은 성분 10종을 함유해 개발한 게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최근에는 고함량 아미노산 '하이뮨 아미노포텐'을 출시하며 단백질시장에 또 한 번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개발 배경에 관해 "단백질은 아미노산 등이 결합된 고분자 형태라서 몸에 흡수될 때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에 아미노산은 이미 분해된 상태라서 소화 과정 없이 소장 점막에서 바로 흡수된다"며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 에너지를 빠르게 보충해야 하거나 고강도 운동 등으로 근육을 회복하기 위해 아미노산 식품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단백질 식품 개발 노하우를 활용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아미노산 종합 영양제와 케어푸드 제품을 추가로 개발 중이다.

케어푸드는 고령자를 위한 유동식(씹지 않고 삼킬 수 있는 음식)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체중 감량, 혈당 관리 등을 할 때 특정 영양소를 섭취하고자 개발된 간편식을 포함해 만성질환자를 위한 식단을 일컫는 용어가 됐다.

일동후디스는 현재 당뇨환자용 영양식, 단백질·비타민 등을 균형 있게 잘 배합한 일반 영양식을 포함해 케어푸드 2종을 갖췄다.


이 회장은 한국 제약업계에 한 획을 그은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1959년 서울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후 1960년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이듬해 생산부장으로 승진했다.

'국민 영양제'로 불리는 '아로나민'을 1963년 개발했고, 1984년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일동제약을 경영하면서 남양산업(일동후디스 전신)을 1996년 인수했으며, 그해 일동후디스로 사명을 변경한 후 같이 경영해왔다.

2019년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를 분리해 일동후디스의 완전한 오너 경영인이 됐다.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달성하는 재미로 평생 앞만 보고 달려왔네요. 이금기라는 개인의 부귀영화나 즐거움을 추구하며 살지는 못했지만 후회는 안 합니다.

일동후디스는 5년 전 '생애주기영양연구센터'를 마련해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대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동후디스는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초일류 기업, 사람이 태어나서 생명이 다할 때까지 전 세대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

이금기 회장
△1933년 서울 출생 △1959년 서울대 약학대학 졸업 △1960년 일동제약 입사 △1966년 일동제약 상무 △1971년 일동제약 전무 △1984년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 △1994년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 △1994~1995년 광고주협회 회장 △1996년~ 일동후디스 대표이사 회장 △2005년 경남대 명예 경영학 박사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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