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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 샌디 히슬롭 발렌타인 마스터 블렌더, 미겔 파스칼 페르노리카코리아 마케팅 총괄. 페르노리카 |
한국인들에게 유독 사랑받는 위스키가 있다.
처음 국내 출시된 건 1989년이다.
17년산으로 시작해 35년간 21년, 23년, 30년에 이르는 다양한 숙성 연수가 연이어 출시됐다.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 얘기다.
발레타인은 최근 한국 소비자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두 번째 40년산 제품을 국내에 출시했다.
가격은 1병당 2000만원 수준이다.
전 세계 108병 중 15병이 한국에 할당됐다.
전 세계 최다 물량이다.
지난달 27일 발렌타인을 전개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마스터클래스 컬렉션'이라는 이름을 걸고 40년 숙성한 고연산(高年産) 발렌타인 '더 웨이팅'을 출시했다.
전 세계에 108병이 출시됐고, 무려 15병이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해 초도 물량(6병)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마스터클래스 컬렉션은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매년 다른 주제로 40년 한정판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2023년 '더 리멤버링'이라는 이름으로 40년 제품이 출시됐다.
40년산이 유독 비싼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위스키는 보통 숙성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치가 높아지지만, 통상 30년 이상을 숙성하진 않는다.
숙성시키는 참나무통 자체의 수명 때문이다.
30여 년이 지나면 위스키 원액이 참나무통에서 빨아들일 수 있는 좋은 향이 바닥난다.
술 양도 해를 거듭할수록 준다.
매년 최초 원액의 2~2.5%가 사라지는데, 30년을 묵히면 산술적으로 60%가 이른바 '천사의 몫'(Angel's share)으로 날아간다.
40년을 묵히면 80%가 없어진다.
더 웨이팅은 현 발렌타인 5대 마스터 블렌더인 샌디 히슬롭이 총괄해 제조했지만, 그 시작은 3대 마스터 블렌더였던 잭 가우디로 거슬러 올라간다.
히슬롭은 가우디가 1959년부터 1994년까지 직접 관리했던 참나무통 중 40년 이상 숙성된 원액만을 엄선해 40년 한정판을 완성했다.
지금은 사라진 증류소를 비롯해 스코틀랜드 전역의 희귀한 증류소에서 생산된 원액도 선별해 블렌딩 과정을 거쳤다.
원액은 최고급 아메리칸 참나무통에서 숙성해 부드럽고 달콤하면서 스모키향 풍미가 특징이다.
히슬롭은 지난해 40년 한정판과는 차별화된 맛을 내기 위해 스코틀랜드 전역을 누비며 다양한 원액을 접하고 수백 번의 블렌딩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40년 한정판을 소개하기 위해 방한한 히슬롭은 "이 제품에서는 달콤한 사과 크럼블, 시나몬향과 함께 살구, 감초의 향을 느낄 수 있다"며 "모닥불의 향, 코코넛 아이스크림과 함께 집에서 만든 자두잼 맛이 난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히슬롭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 소비자들에게 발렌타인 40년 마스터클래스 컬렉션의 두 번째 제품인 더 웨이팅을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발렌타인은 이날 행사에서 '발렌타인 싱글몰트 글렌버기 스몰배치 16년'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그간 발렌타인에 뜨거운 애정을 보여준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전 세계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공개되는 특별 한정판 상품이다.
해당 제품은 이달 중순 이후 정식 출시된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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