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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연간 최대 할인행사 이굿위크. |
온라인 쇼핑 앱 시장에서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를 주력으로 소개하는 '29CM(이십구센티미터)'가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이커머스 시장을 뒤흔든 '티메프 사태'와 더불어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등 각종 악재를 딛고 전년 동기 대비 54% 이상 성장해 주목된다.
2020년 당시 거래액 2000억원 미만이었던 29CM는 4년 만인 올해 5배 이상 몸집을 키우며 유통업계에서 대세 플랫폼임을 입증했다.
동시에 패션 시장에서도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전문 플랫폼으로서 선두 자리를 확실히 다지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29CM는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취소·환불을 제외한 구매확정 금액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약 54% 증가한 수치다.
아직 12월이 남아 있는 것을 감안하면 2024년 전체 거래액은 1조2000억원 수준에서 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29CM는 20·30대 여성 고객을 메인 타깃으로 삼아 여성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와 홈 카테고리의 라이프스타일 영역을 강점으로 내세운 버티컬 플랫폼이다.
특히 2021년 무신사가 29CM를 인수·합병(M&A)한 이후 2022년 4800억원 수준의 거래액이 2년 만인 올해 1조원을 돌파하며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해 3분기 모바일 패션 쇼핑 거래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4% 증가하며 거의 제자리인 것과 비교해 보면 29CM의 고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러한 성장 원동력은 고감도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별하는 큐레이션 역량 덕분으로 분석된다.
주요 이용 고객인 20·30대 여성들 취향을 심도 있게 분석해 다양한 스타일과 무드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지난달 중순 기준 여성 패션·잡화 카테고리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60% 가까이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트리밍버드는 29CM에 신규 입점하는 브랜드를 소개하는 '수요입점회' 코너를 통해 하루 매출 12억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김다인 대표가 이끄는 브랜드 '다이닛'도 29CM의 라이브 커머스 '이구라이브'를 통해 입점 첫날 매출 7억원을 넘겼다.
올해 1조원을 돌파한 29CM는 다양하게 전문화된 버티컬 커머스 시장에서 '여성 디자이너 패션' 분야의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29CM는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W컨셉과 함께 여성 브랜드 패션 플랫폼 선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다가 지난해 29CM가 연간 거래액으로 W컨셉을 넘어섰고, 올해는 격차를 더욱 벌리며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W컨셉은 올해 상반기 거래액이 2600억원 수준으로 29CM의 절반 정도에 그쳤고, 2024년 연간으로 따져봐도 6000억원을 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성장 속도라면 29CM가 브랜드 패션 외에 '보세 패션'을 중심으로 다루는 소호 쇼핑몰 업체인 에이블리와 지그재그까지도 바짝 추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29CM는 타 플랫폼 대비 높은 쇼핑 단가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9CM의 고객 1인당 구매단가는 약 23만원인 반면 보세 패션의 특성상 에이블리의 1인당 평균 단가는 1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커머스를 아우르는 패션 시장 전체에서 무신사의 입지와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는 개별 플랫폼 기준으로 무신사 스토어, 29CM 2개 서비스를 모두 '조 단위'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며 한국 대표 패션·유통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영향으로 대부분의 유통·패션 기업들이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도 29CM가 빠르게 성장한 것은 인상적"이라며 "무신사와 29CM 모두 연간 거래액으로 1조원 이상을 달성하며 패션 버티컬 플랫폼에서 독보적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는 점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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