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계엄에 놀란 日…총리 “특별하고 중대한 관심”, 여행 취소도 나와

이시바 “주시하고 있다”
하네다 공항에 온 모녀
불안감으로 여행 취소

한밤중 긴급 선포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발표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다”며 비상계엄을 전격 선언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이어진 계엄해제 등의 사태에 대해 일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3일 밤 불거진 계엄 선포를 속보로 처리했던 일본 언론은 이후 현장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며 향후 한국 정국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보도에 나섰다.

일본 정부에서도 “놀라운 일”이라고 반응을 내놓고 향후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4일 출근길에 한국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질문에 “특별하고 중대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한국 계엄 선포에 따른 일본인 안전과 한일관계 영향’에 관한 기자 질문에 “다른 나라 내정에 대해 이것저것 말씀드릴 입장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일본인 안전에 대해서는 영사 메일을 즉시 보내는 등 가능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일본인 안전을 위해 계속해서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일본인 피해 보도는 전혀 접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전날 일본 정부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꽤 놀라운 일이다, 앞으로의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주한일본대사관은 전날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에게 메일로 “구체적인 조치는 불분명하지만 향후 발표 등에 유의해달라”며 주의를 환기하는 안내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나섰다.

당장 내년 양국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예상되는 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달 방한을 추진해 온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의 연내 방한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방위상은 지난달 21일 라오스에서 열린 제11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하고 나카타니 방위상의 연내 방한에 합의했다.


또 이달 15일 방한을 앞둔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의 방문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스가 전 총리는 방한 기간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과 만나 양국 의원연맹 간 협력을 확인하기 위해 방한을 준비해 왔다.

16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도 조율중이었는데 사실상 방한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내달 ‘셔틀 외교’ 차원에서 한국 방문을 검토했던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방한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시바 총리는 방한을 통해 지난달 있었던 사도광산 추도식 사태와 관련한 일본 측 입장을 설명하고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대한 협력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 4월 열리는 오사카 엑스포 초청장도 윤 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었다.


한국 계엄 관련 소식에 불안해하는 한국행 일본인 여행객들. [도쿄 이승훈 특파원]
이런 가운데 한국 내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한국으로의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

NHK는 이날 오전 하네다 공항 국제선에서 관련 소식을 들은 모녀가 불안감을 느끼고 직전까지 고민하다 결국 여행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