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C 지각변동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도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당장 양사 계열사인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까지 3개 LCC가 통합되면 단숨에 업계 1위로 등극한다.


통합 LCC는 기존 업계 선두인 제주항공, 유럽 노선을 확보한 티웨이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시장 재편과 함께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LCC 위주로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서 합종연횡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끝내고 내년 상반기부터 자사 계열 진에어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서울·에어부산 간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통합 브랜드는 진에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22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통합 LCC는 진에어 브랜드로 운영하며, 허브는 인천국제공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합병하면 총매출 2조4785억원(지난해 기준)의 통합 LCC가 탄생한다.

이는 기존 업계 선두인 제주항공(1조724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도 지난해 기준 총 14.9%로 제주항공(10.8%)보다 4%포인트가량 높아진다.


통합 LCC 출범의 변수는 아시아나 계열인 에어부산의 거취다.

부산 지역사회는 분리 매각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


'절대 강자'의 등장에 맞서기 위해 LCC 시장이 연쇄적인 M&A를 거치면서 3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국내에는 제주항공부터 티웨이,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프레미아,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에어로케이, 파라타항공(옛 플라이강원)까지 총 9개 LCC가 경쟁하고 있다.

세계 최다 LCC 보유국으로 인구가 6배 이상 많은 미국과 같을 만큼 시장이 과포화 상태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국내 리조트 업계 1위 대명소노그룹이 올 들어 2대 주주로 등극하며 경영권까지 노리는 모양새다.

리조트 사업으로 성장한 대명소노는 오너 2세인 서준혁 회장이 2007년 경영에 참여한 이후 항공업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보유 현금이 많은 대명소노그룹이 양사 모두 최대주주로 등극해 양사를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인수비용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시나리오가 단기간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평가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양사 모두 생존 전략은 중장거리 노선 강화를 통한 '탈(脫)LCC'다.

대한항공의 유럽 4개 노선(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을 이관받은 티웨이항공은 에어버스 'A330-300'을 비롯해 중대형기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강점인 미주 노선과 함께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홍콩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미국 노선을 비롯해 방콕, 나리타, 다낭과 함께 총 7개 정기편을 운항한다.


기존 LCC 업계 선두인 제주항공은 1위 수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항공사 M&A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2019년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 데 이어 올해 4월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인수를 추진했다.


제주항공은 다른 LCC들이 중장거리 확장에 나설 때도 '단일 기종·단거리' 중심 전략을 고수했다.

LCC 본연의 사업 모델에 집중해 내실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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