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퀄리티가 떨어지면 고객이 알아요. 하루라도 더 빨리 확보하고, 품질 좋은 상태로 판매하고, 가격은 부담이 덜하게 유지하는 게 진정한 '실력'이죠."
9일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공습이 거셀수록 신선식품 품질과 가격 우위를 확보하는 게 마트의 경쟁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의 공습이 거센 가운데 대형 마트들은 오프라인의 경쟁력을 '신선식품'으로 보고 제품 퀄리티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선하고 품질이 높은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관건이다.
감귤밭을 사서 재배부터 수확, 판매까지 일원화하는가 하면, 새벽에 딴 딸기를 그날 오후에 파는 '유통혁신'을 시도하는 곳도 있다.
겨울 대표 간식인 딸기의 철을 앞두고 롯데마트는 새벽에 수확해서 그날 오후에 판매하는 '새벽 딸기'를 확대한다.
또한 물류 시스템을 개선해 딸기 품질을 높이고, 고품질 딸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스마트팜 제품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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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는 새벽에 수확해 오후에 배송하는 새벽 딸기를 늘릴 계획이다. |
롯데마트는 딸기의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체 딸기 품목 중 60% 이상을 한 판(1단 작업) 상품으로 운영한다.
기존에는 딸기가 2단, 3단으로 겹쳐 있어 안쪽에 있는 딸기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2단, 3단짜리 딸기를 샀을 때 안쪽 딸기가 짓무르는 경우를 막기 위해 상품을 1단으로 구성한 것이다.
또한 쉽게 짓무르는 딸기 특성을 감안해서 운반 집기도 변경했다.
기존 8~12개 상품을 2~3단으로 쌓던 방식에서 4개 상품을 1단으로 펼쳐서 운반해 딸기가 짓무르지 않고 최상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했다.
9일 서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딸기 4팩을 구매한 주부 박 모씨는 "딸기가 여러 겹이 아닌 1단으로 포장돼 있었다.
한눈에 딸기 상태를 볼 수 있어 편리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마트팜 딸기 물량은 3배 이상 확대한다.
스마트팜은 정보기술(IT)을 이용해 농작물 재배 환경을 분석하고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딸기 외에도 수박, 삼겹살, 전복 등 필수 신선식품 50개 품목의 품질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요 신선식품에 대해서 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신선을 새롭게'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고객 심층 조사, 제품 분석을 통해 신선식품 배송과 품질을 강화하는 작업인데, '신선을 새롭게' 프로젝트로 선정된 식품 50개 품목의 매출(1월 1일~11월 19일)은 지난해 대비 10% 성장했다.
이랜드는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운영을 늘리고 있다.
직운영은 직접 원물을 키워 판매장까지 공급하는 방식이다.
산지에서 농축산물을 직접 매입하는 '산지 직거래'와 다르다.
유통사가 제품 생산 단계부터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에 유통사의 리스크와 책임이 크다.
그러다 보니 유통사들이 직매입은 늘리면서도 직운영으로까지 확대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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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계열사 팜앤푸드는 돈육을 직구입해 가공·포장한다. |
그러나 이랜드는 2년 전부터 축산 부문에서 직운영을 시도했다.
돈육은 농가에서 1차 가공, 경매, 2차 가공을 거쳐 소매점으로 총 5단계로 유통되는데 직운영을 통해 이 과정을 3단계로 줄였다.
이랜드 식자재 전문 계열사 팜앤푸드가 농가에서 돈육을 직구입해 가공부터 포장을 거쳐 판매처에 공급한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직운영으로 유통 단계를 확 줄여 동종 제품 가격이 타사 대비 저렴하고 유통 전 단계를 직접 관리하는 만큼 품질과 신선도가 높다"며 "고객 호응도 높아지고 있어 직운영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이랜드가 유통 전 단계를 실행하기 때문에 유통 기간을 단축해 신선도를 보장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마트에 공급되는 냉장육은 진공포장 상태를 기준으로 도축일부터 7일에서 최대 45일에 걸쳐 판매된다.
반면 킴스클럽은 최대 7일이다.
팜앤푸드 축산 담당 MD는 "통상 소비자가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돼지고기 숙성일은 3일에서 최대 7일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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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는 올해 초 33만㎡ 규모의 제주도 감귤밭을 샀다. |
청과 부문도 올해 직운영을 도입했다.
이랜드는 올해 초 33만㎡(약 10만평) 규모의 제주도 감귤밭을 샀다.
이곳에서 수확한 감귤 2000t을 전국 킴스클럽에서 판매한다.
감귤을 밭에서 수확해 최종 점포에 입고되기까지 3일이면 된다.
킴스클럽 관계자는 "유통처가 여럿이면 감귤이 판매되기까지 일주일 이상 걸리기도 하는데, 이를 3일로 줄였다"고 했다.
이어 "청과 쪽 MD 직원들이 밭에 상주하며 감귤을 관리하기에 체계적 당도 관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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