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
“여성 부제 허용은 시기상조”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4월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부활 담화를 발표하고 특별 강복을 한 뒤 군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규모가 남다르긴 하지만 발코니 맞다.

[사진 출처=미국 가톨릭 통신사 CNS]

가톨릭교회가 여성 부제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에서 여성 부제를 허용하지 않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통과됐다.

시노드는 “여성에게 교회법이 제공하는 모든 기회를 허용해야 한다”면서도 “여성 부제 서임 시기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적었다.


교황청을 필두로 한 가톨릭교회는 사제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부제 자리를 열지 않고 있다.

부제는 미사나 성체성사를 주례하지는 못하지만 강론·세례·혼인성사는 집전할 수 있다.

시노드 보고서는 구속력을 갖진 않으나 여성 신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는 “가톨릭교회가 여성을 사제·부제로 서임할 권리가 없다고 선언했으나 역사가들은 여성이 부제로 일했다는 증거를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성소수자(LGBTQ+)에 대해선 직접 언급은 없었다.

다만 로이터는 “성적 정체성·지향 때문에 배제되는 사람들에 대한 암시적 언급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부터 여성도 시노드 투표권을 받았지만 보수파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AP는 “여성이 남성과 다름없는 영적 소명을 공유한다는 캠페인을 벌여온 신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결국 여성 역할을 논의하는 그룹은 교황청이었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에서 여성 부제를 허용하기에는 ‘때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을 맡고 있다.

사실상 교황 의중이 시노드에 반영된 것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가톨릭교회 내부에선 여성 부제 허용을 놓고 보혁 갈등이 이어졌다.

보수파는 여성에게 부제를 허용하면 사제 서임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반면 개혁파에선 여성 부제 허용을 통해 인력난을 해결하고 여성 신자 불만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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