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kWh당 16.9원 올라
사용량 상위 20대 대기업서만
전기료 1.2조원 추가 부담할 듯
중소기업 전기료도 5.2% 인상
가정용·소상공인은 요금 동결
정부와
한국전력이 24일부터 대기업 전기요금(산업용 을)을 10.2%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전기요금을 인상했던 모든 회차를 통틀어 역대 최대 인상폭이다.
중소기업(산업용 갑) 전기료는 5.2% 인상되고, 주택용과 소상공인 전기료는 동결된다.
경기침체에 따른 어려움과 서민경제 부담 등을 고려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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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집합건물의 전기 계량기 <사진=연합뉴스> |
2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10월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한전 관계자는 “누적된 전기요금 인상요인의 일부를 반영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전기요금 조정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산업용에 한해 이뤄진다.
산업용 전기 사용자는 약 44만호다.
전체 전기 사용자 2512만 9000호의 1.7%로, 전체 전력 사용량의 53.2%를 차지한다.
대기업은 약 4만 1000호로 전체 사용자의 0.1% 수준이지만 전력사용량은 263TWh로 총 전력사용량(546TWh)의 48.1%를 차지한다.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이번 전기요금 조정방안이 적용되면 대기업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16.9원 오른다.
역대 최대 인상 폭이다.
대기업 전기요금은 2022년 10월 16.6원 오른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도 10.6원 올랐다.
정부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을 일종의 ‘고육책’으로 평가한다.
국제 연료가격 폭등 등의 영향으로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한전의 누적적자가 41조원에 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전의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는 약 203조원으로 하루 이자비용만 122억원이 발생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2022년 이후 6차례 요금인상과 한전의 자구노력에도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미래 첨단산업 기반 조선을 위한 전력망 확충과 정전 고장 예방을 위한 필수 전력설비 유지 보수를 위해서도 전기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대기업들은 연간 1조 2700억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추가부담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20대 법인이 사용한 전력은 8만 5009Gwh였으며, 납부한 전기요금은 12조 4430억 원이었다.
상대적으로 전력소비가 많은 업종은 반도체와 철강, 화학, 정유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력사용량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조치로 연간 전기요금이 각각 3000억원, 1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재무건전성 위기에 놓인 한전 역시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자산매각, 설비투자 이연, 경비절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상태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총 7조 9000억원 규모의 재정 건전화 계획을 실행한데 이어 2026년까지 13조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추가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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