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누가 이길 것 같아?…‘빅텐트’ 알아야 美대선 읽을 수 있다는데

폭넓은 스펙트럼 구축이 선거 열쇠
인종·성별·세대 따라 표심 구애작전
트럼프 대 反트럼프 대결도 관전포인트
노조·이스라엘 위기 등도 복합 작용

美대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 대선의 향방을 가를 경합주에서 사실상 ‘동률 행진’을 이어가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부는 ‘빅 텐트(BIG TENT)’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빅 텐트’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유권자를 포괄한다는 의미 외에도 이번 선거의 막판 변수로 꼽히는 일곱 가지 키워드를 담고 있다.

이 키워드들은 흑인·히스패닉(Black & Hispanic), 산업·노조(Industry & labor unions), 젠더(Gender), 트럼프(Trump), 사전투표(Early vote), 네타냐후와 중동 위기(Netanyahu & Middle East conflict), 테일러 스위프트와 Z세대(Taylor Swift & Gen Z) 등으로 축약할 수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SNS에 올린 해리스 지지글 [AFP = 연합뉴스]
우선 흑인·히스패닉의 지지세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계층인 흑인·히스패닉계의 민주당 지지 이탈이 감지되는 상황이다.

흑인·히스패닉 남성들의 지지세는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꼽힌다.


특히 조지아와 같은 경합주에서는 흑인 계층의 이탈이 선거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지난 1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의 78%가 해리스 부통령을, 15%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각각 지지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2020년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의 90%가 바이든 대통령에 몰표를 줬고, 당시 조지아에서 0.2%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는 점을 상기하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더군다나 조지아는 흑인 유권자 비중이 미국 전체 흑인 유권자비율(약 14%)의 배가 넘는 30%에 육박한다.


애리조나·네바다 등 경합주에서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이 결정적이다.

NYT가 시에나대학과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한 히스패닉계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지지율은 56%였다.

민주당 후보에 대한 히스패닉계의 지지율은 2012년 70%, 2016년 68%, 2020년 62%였지만 50%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두 후보는 앞다퉈 흑인·히스패닉 유권자들에 대한 구애에 나서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대형 흑인 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 히스패닉 유권자 비중이 30%에 달하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유세에 나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 불법이민자들이 흑인·히스패닉계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두번째 키워드인 산업·노조 분야에서도 두 후보의 구애작전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 공약이나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잇따른 친(親) 노조 행보는 ‘러스트 벨트’ 지역 경합주들의 표심과 궤를 같이 한다.

특히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지역 이슈인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문제, 셰일가스 추출공법 프래킹(수압파쇄) 관련해 공방전이 펼쳐지는 것도 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차원이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동시에 미시간주를 찾았다.

미시간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노동자의 친구가 아니고, 파업 노동자를 대거 해고한 사람”이라고 비판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 많은 제조업을 되살리겠다.

우리는 결국 다른 나라가 아닌 이곳에 공장들을 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더 이슈 역시 이번 대선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꼽힌다.

낙태권 등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이슈가 이번 대선을 성대결로 끌고 가는 분위기다.


해리스는 여성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왔던 백인 여성 노동자층이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미국 CNN은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 여성 노동자들이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美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18알(현지시간) 두 번째 암살 위기를 넘기며 지지를 호소하는 장면. [AP = 연합뉴스]
네번째 키워드는 트럼프 그 자체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 해리스’의 구도라기보다는 ‘트럼프 대 반(反) 트럼프’의 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이번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인사들과 함께 집회를 이어가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불안감과 반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세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인의 ‘개인기’에 의존한다면, 해리스 부통령 측에서는 오바마 부부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소속 유명인들의 지원사격이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사전투표율을 보이는 것도 이번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15일 사전투표를 시작한 조지아에서는 나흘만에 사전투표 참여자가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17일 사전투표 첫날 35만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등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22일 사전투표를 시작하는 위스콘신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출격할 예정이다.


과거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자가, 현장 투표는 공화당 지지지가 선호하는 것이 통념이었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통념이 달라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스라엘의 폭격 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상공으로 치솟는 연기 [로이터 = 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중동지역의 위기는 이번 대선에서 유대인·무슬림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측에서는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의 제거를 계기로 종전 혹은 휴전을 촉구하면서 무슬림 표심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18일 미시간을 찾은 자리에서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고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와 고통을 완전히 끝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유대인 표심에 더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모양새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그(네타냐후)가 바이든의 조언을 들었다면 이스라엘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인 ‘Z세대’의 표심은 마지막 키워드로 꼽힌다.

특히 젊은 층에 가장 영향력이 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가 어느 정도로 실체적인 영향력을 미칠지는 주목되는 부분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Z세대로 분류되는 18~27세 미국 유권자는 4200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발표된 하버드대 조사에서는 18~29세 유권자의 64%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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