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군부 쿠테타 배후로 지목돼
테러리스트로 지정돼 국적 박탈당해

한때 타이이프 에로다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지만, 사이가 틀어져 정적으로 몰린 반정부 인사이자 이슬람 신학자인 펫훌라흐 귈렌(83)이 미국에서 사망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귈렌은 수년간 앓아온 신장 질환으로 1999년부터 망명 생활을 해온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병원에서 20일 숨졌다.


온건 이슬람주의자인 귈렌은 ‘귈렌운동’ 또는 히즈메트(봉사) 운동‘으로 불리는 교육활동을 하며 다수의 추종자를 거느리고 영향력을 행사했다.


귈렌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손잡고 튀르키예를 세속적 이슬람 국가로 만드는 데 기여했지만, 이후 사이가 틀어져 미국으로 망명했다.


2016년 군부 쿠테타 시도가 실패한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귈렌을 쿠테타의 배후이자 테러리스트로 지목했다.


쿠테타 실패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2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대적인 숙청을 시작했다.

쿠테타 시도와 관련해 약 70만명이 기소됐고 10만여명이 구금됐으며, 약 15만명의 공무원이 해고됐다고 BBC는 전했다.

귈렌은 숙청을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귈렌의 조직 인원을 숙청하자 귈렌은 자신을 따르는 조직이 자선단체와 기업 네트워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튀르키예 정부는 그의 추종세력까지 ’펫훌라흐 귈렌주의 테러조직‘(FETO)으로 이름 붙이고 탄압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미국에 귈렌의 송환을 요구했지만, 귈렌이 쿠데타 배후 의혹을 부인했고 미국도 귈렌이 쿠데타를 사주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튀르키예 정부는 2017년 귈렌의 튀르키예 국적을 박탈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정보기관이 귈렌의 사망을 확인했다면서 “테러와의 싸움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계속될 것이며 그의 사망 소식으로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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